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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 시]

동안(童顔)

2019. 06. 14 by 윤한로 시인
 

 

동안(童顔)
   
윤 한 로

 

내 얼굴 속에는
가난이 없구나 어둠이 없구나 굴욕이 없구나 망가짐이 없구나 야비함이 없구나 시들어빠짐이 없구나 철저한 짓밟힘 처절한 헤어짐이 없구나 떠내려감이 없구나 미워함, 불붙는 표독스러운 증오가 없구나 굵은 뿌리 꿈틀거리는 절규와 절망 아우성이 없구나 욕정의 흙탕물 넘쳐흐르는 엉망진창이 없구나 아픔도 괴로움도 투쟁도 갈등에 찢어짐도 없구나 괴상망측함도 없구나 쭈글쭈글함 징글징글함도 없구나 시샘의 시궁창 악취도 없구나 나태와 방종 싸구려 분내도 없구나 내 얼굴, 내 영혼 읽을거리가 없구나 수염 뽑히고 침 뱉고 모욕이 없구나 아무리 봐도
기쁘고 성스러운 모욕이, 모독이, 비참이

 

 

 


시작 메모
그대 끈적한 초록 눈길, 저 창문 밖 비바람 속 누군가 지금 그대를 위해 소리없이 늙어가고 있다고, 그대 결코 슬퍼하지 마라, 의자처럼. 요즘 왠지 혼란과 불완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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