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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 시]

[윤한로 시] 원룸

2019. 05. 07 by 윤한로 시인

원룸

윤 한 로

 

 

 

오늘도 한껏 몸을 만다

마치 다구리로 밟힐 때처럼

곡소리 하나 없이

 

이젠 밟히는 것이야말로

쉬는 것 몸도 마음도

영혼까지

 

존만한

방에

 

존만한

 

 

 

시작 메모

둘둘 뭉쳐놓은 양말, 모자, 신발투성이, 나오지 않는 볼펜, 라이터, 카드, 열쇠, 명함, 스티커, 종이컵, 물통, 나무젓가락, 화장지, 거울, 액자, 달력, 시계, 사진, 사탕, 지갑, 화장품, 비누, 치약, 칫솔, 드라이버, , 가위, 식칼, 도마, 냄비, 숟가락, 렌지, 스탠드, , 안경, 핸드폰, 티브이, 이쑤시개, 다육이, 인형, 커피, 창턱엔 방구냄새나는 귤 나부랭이, 머리맡엔 야구방망이 하나 갖다 놓고 구겨져 잔다. 어쩔 수 없이 잔다.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어딘가 일찍 나가야 하므로. 이제 나가면 다시 작고 못나고 어둡고 돈 없고 춥고 외롭고 괴롭고 약하고 여린, 그러니까 존만한 존재여. 그러나 그대들은 재수없지 않고 아름답다. 날마다 떡대 큰 이들 속에 세상 힘겹게 이겨내고 있잖냐. 가자!

이제 작고 못나고 어둡고 돈 없고 춥고 외롭고 괴롭고 약하고 여린 존재여. 그러나 그대들은 아름답다. 날마다 세상 힘겹게 이겨내고 있잖냐. 가자!
이제 작고 못나고 어둡고 돈 없고 춥고 외롭고 괴롭고 약하고 여린 존재여. 그러나 그대들은 아름답다. 날마다 세상 힘겹게 이겨내고 있잖냐. 가자! ⓒ윤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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