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2021-11-29     김홍관 시인

역사

 

2021119일 저녁은 가을이었습니다.

1110일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왔습니다.

하루 사이에 계절이 바뀝니다.

 

1910828일은 국호가 조선이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 땅에 조선은 사라졌습니다.

하루 사이에 나라를 잃었습니다.

 

모든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수많은 아이도 밤에 생겨납니다.

하루라는 것은 역사의 일부가 아닙니다.

한순간, 하루는 온전한 역사 자체입니다.

 

어제까지 사랑이 아니었다가 오늘 사랑이 되고

어제까지 피지 않았던 꽃도 오늘 핍니다.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가 하루를 사랑하고

하루에 성심을 다하여 나 아닌 너를 위해 산다면

온 세상의 역사는 다시 쓰여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