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로 시] 거시기 3

2021-03-28     윤한로 시인

거시기 3
- 3월이 가기 전에



빌어먹을레라!
친일 하나로 뜨뜻하니
밥 잘 먹고
옷 잘 입고
글 잘 썼지
어떤 거시기는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들 글쎄
, 시가 된댄다
별이 된댄다 그 거시기 거시기엔
, 무슨 금텔 둘렀나 아직도
친일
역적
반민
시인 작가들 그 후예들
꿀꿀하다 어쩜 나 또한
영혼 깊숙 걀걀골골
, 한통속
난 나부터도 깰 건 깨고 깔 건 까고 갈아
마실 건 갈아 마셔야 하리니

 

 


시작 메모
일제강점기 때 만지면 만질수록 덧나는 민족의 상처라고, 한 분 계셨네. 내 어느 때이런가, 산 갔는데 천왕봉에 올라 멀리 보니 큰새목이 작은새목이 안대미 바깥대미, 작은 봉우리 더 작은 봉우리 더더 작은 봉우리, 보면 볼수록 더 보고 싶고, 뭉툭뭉툭 몽글몽글 만지고 싶고, 만지면 만질수록에 ( )! 웬걸, 그다음번 야한 생각 너무 떠오르길래, 이러면 안 된다, 체머리 흔들곤 그 자리 저렇게 괄호를 쳤지. 그리고 거기엔 만지면 만질수록 (덧나는 상처 이거시기)’를 억지로 쑤셔 넣었지. 아무튼 복잡다단한 날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