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가두방송 외치던 전옥주씨 별세

전씨는 “광주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도청으로 나오셔서 우리 형제자매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시위대에 참여해 마이크를 들고 가두방송으로 외쳤다.

2021-02-17     권용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의 시위 참여를 위해 앞장서 가두방송을 맡았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16일 급성질환으로 별세했다.(사진=국가보훈처 제공)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의 시위 참여를 위해 앞장서 가두방송을 맡았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16일 급성질환으로 별세했다.

전씨는 1949년 전남 보성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1980년 5월19일, 31살 때 광주 친척집을 방문했다가 항쟁에 참여했다.

전씨는 “광주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도청으로 나오셔서 우리 형제자매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시위대에 참여해 마이크를 들고 가두방송으로 외쳤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깊은 밤 광주 시내를 가르며 확성기로 시민의 참여를 호소한 배우 이요원의 모습이 바로 전씨를 모델로 삼은 것이다. 전씨의 가두방송으로 초창기 학생시위 수준이었던 5·18항쟁이 민중봉기로 발전한 것이라고 5·18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전씨는 1980년 5월21일 계엄군의 옛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가 있기 전 시민대표 5명에 포함되어 장형태 당시 전남도지사에게 계엄군 철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5월22일 계엄군 간첩으로 몰려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4월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1989년 국회 광주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광주 참상을 알렸으며 수감 당시 모진 고문으로 후유증이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빈소는 경기도 시흥 시화장례식장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