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로詩) 이마트

2013-11-23     서석훈
이마트
윤 한 로


이마트 낙엽
이마트 사랑
이마트 용어
이마트 어휘
이마트 문체
이마트 이미지
바야흐로 문학 또한
이마트 문학
즐비하다
‘그’를 쓰는 ‘그 시인’들
‘그녀’를 쓰는 ‘그녀 작가’들
요즘 이마트에선
‘그’와 ‘그녀’도 파는 게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한다

아아, 나
목에 칼이 들어와도 쓰지 않으리
‘그’와 ‘그녀’



시작 메모
어찌된 일일까. 최인훈 작가는 어떤 소설에서 ‘그’를 써야 할 때 니 따위를 썼다. 심지어 송기원 선배는 ‘그녀’를 써야 할 때 ‘그녀’ 말고 이라고 쓴 데도 있다. 아무튼 통쾌했다. 시인, 작가들이 우리말을 이마트 식으로 다 팔아먹어 죽이는 판에 이젠 시고 소설이고 꼴도 보기 싫을 때가 너무 많다. 석이형, 유정이형, 만식이형 들한테 미안쿠나.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