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로 詩) 석불

2013-04-13     서석훈
석불
윤 한 로

숭숭 얽은
무녀리 곰보 석불

눈도 선낫
코도 선낫
입도 선낫
웃음은커녕

옛다,
떡갈나무 칡넌출 산기슭에 버렸으니
떼이고 패이고
외려
좋으이




시작 메모
까뮈의 스승 장그르니에가 쓴 ‘섬’. 는 그 글. 깊은 밤 우리를 아무 목적없이 이끄는 두세 장. 저마다 기발하고, 박식하고, 숨막힐 듯 묵직하고, 재치있는 마침내 경박스러운 요설 시대에 문득 고독한 겨울 나무 문장들을 만난다. 그러나 아직도 기발함을 탐하는 내 시, 쓸수록 아프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