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윤한로 시] 미동산

윤한로 시인
  • 입력 2019.03.22 17:26
  • 수정 2019.09.27 17:2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리밥 한솥짓기는
좋이 가네

떡갈나무 봄물
미동산 임도길

아, 무녀리
낮달허곤

목탁
치듯

딱따구리
참 좋다

맨날맨날
말대가리 가수들 노래만 듣다가
 


시작 메모

귀촌을 하고 나서 우리 부부가 개발한 곳은 미동산 수목원입니다. 그곳 임도길은 보기 드물게 맑고 호젓합니다. 오르내리는 데 힘든 곳이 없어 약골들한테 딱입니다. 반 바퀴 반달 코스는 한 시간, 한 바퀴 보름달 코스는 두 시간. 도는 동안 끽, 서너 사람 만나면 끝입니다. 중간에 쭈글시고 앉으면 때죽, 산딸, 산뽕, 쉬땅, 철쭉, 함박에, 싸리에, 딱따구리 굵은 떡갈나무 둥치 울리는 소리에, 들녘 건너 멀리 미원 성당 종탑에, 폴폴 마을 연기에, 무녀리 같은 낮달에, 보리밥 한솥짓기는 좋이 잡아 먹힙니다. 왜, 저 옛날 옹기장수 옹기짐 괴 놓곤, 그런데 어느 놈은 팔자가 좋아, 에휴라네, 마음되어.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