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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隱花) (윤한로 詩)

서석훈
  • 입력 2011.03.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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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隱花) *
윤 한 로

한증막 한 채,
두 채 지나 점점 좁아드는
병목안 골짜기

개울 물소리 길섶
맑은 분심(分心) 속
잡풀 헤신다

하느님 사랑겨워
코 떨어져나가고
말 데데거리던
베두렝이
치명자들

아, 잘못 숨었구나

세상 아둔한 낯으로
줄레줄레
걸어 나온 길을
걸어 들어간다


* 은화 : 풀이하면 으로 조선시대 말 천주교 박해 시대 때 박해를 피해 숨어살던 천주 교우들을 상징함. 윤의병 신부님이 쓴 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시작 메모
어떤 성인은 어찌나 겸손했는지 멀리 떨어진 친구한테 편지를 쓸 때조차 꼭꼭 무릎을 꿇고 썼다고 한다. 나 같은 사람이 무슨 성인은? 나는 그저 마음의 평화를 이루며 평범하게 살다가 죽을라요. 이렇듯 무지와 오만방자로 꽉 찬 사람들이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가. 우글우글거리는가. 자기 자신이 아무리 변변치 못해도 성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게 해달라고 매달려야 한다. 은총을 청해야 한다. 아까 성인은 날마다 하느님께 이렇게 기도했다. ‘비록 천국이 없다 하더라도 당신을 사랑하도록 이끌어주시고, 비록 지옥이 없다 하더라도 당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일도록 이끌어 주십시오’라고.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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