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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신간] 베트남에 부는 박항서 축구 바람 비결은 ‘씨’

이미숙
  • 입력 2018.02.04 00:00
  • 수정 2020.02.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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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문학 출판사, 첫 시선집 『씨』 선보여
김홍관 시인의 베트남 봉사 활동 모음 노래

[미디어피아] 이미숙 기자= 계간 으로 등단한 뒤 잠실초등학교 수석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쳤던 아동문학가 김홍관 시인이 다시문학 출산사의 다시·시인선 첫 편으로 ‘씨’를 선보였다.

2015년부터 2년간 코이카 국제협력봉사단원으로 베트남에서 교육 봉사 활동을 한 김홍관 시인은 이때 틈틈이 쓴 시와 시인의 생각과 사랑 노래 그리고 귀국 후 쓴 시 70여 편을 묶었다.

총 4부로 나뉜 시집에는 ‘하노이의 밤’, ‘꽝응아이 보름달’, ‘달랏네 이야기’ 등 베트남에서의 생활이 오롯이 담겨 있으며 ‘엘리베이터에 갇히다’, ‘냄비 받침’, ‘찌개 버리다’ 등 시인의 일상을 엿볼 수도 있다.

열매가 익으면 / 단단한 껍질로 생명을 감쌉니다. / 껍질 속에는 / 신비로 가득 찬 설렘이 있습니다. // 말씨는 말의 씨앗입니다. / 누구나 하루에도 수만 개 / 말씨를 심습니다. // 내가 심은 말씨는 / 싹이 나오지 않는 것이 많지만 / 어떤 씨는 가슴에 칼을 심고 / 어떤 씨는 예쁜 꽃이 됩니다. // 아저씨 아가씨 / 당신은 오늘 / 어떤 씨를 심으렵니까? / 모든 씨앗은 / 썩어야 싹이 납니다. // 나는 오늘 / 씨앗을 뿌리기 전에 / 내 속에서 푹 썩히고 심으렵니다. / 푹 썩은 씨앗은 / 싹이 빨리 나오려나요?
- ‘씨1’ 중에서

태초에 어둠이 있었다? / 야훼께서 어둠을 거두시고? // 오늘 이역만리 타향에서 / 어둠을 경험하다. // 우리에게 주어지는 / 밝음과 어둠은 공평하다. // 어둠 안에서 / 나만의 어둠을 느끼는 소중한, 고귀한, 은혜로운? // 누구나 어둠에서 태어났고 / 누구나 어둠으로 사라지리라. // 나 사라지는 날 / 나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희열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내 고향 노래 부르며 기뻐하리라.
- ‘엘리베이터에 갇히다’ 중에서

▲김홍관, 『씨』 (다시문학, 2017), 8,000원

이미숙 기자 mslee0530@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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