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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문학’ 출판사 다시문학, 시·소설 첫선

이미숙
  • 입력 2017.12.29 00:00
  • 수정 2020.02.1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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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김홍관, ‘씨’ 다시·시인선 첫 편 선정
무명작가 이준, ‘여자가 대통령이다’ 첫 소설 선보여

[미디어피아] 이미숙 기자=예술로서의 작품 자체에 목적을 둔 문학을 하기에는 밥벌이가 안 되는 시대, 이런저런 문학상으로 등단한 작가들은 저들만의 언어로 유희하는 시대, 돈도 안 되고 ‘꼰대’ 취급받는 문학이지만, “그래도 문학!”을 외치며 출판 시장에 뛰어든 ‘용자’들이 있다.

출판사 ‘다시문학(펴낸이 김문영·편집인 윤한로)’이 2017년 12월 29일, 다시·시인선 첫 편인 ‘씨’와 장편소설, ‘여자가 대통령이다’를 발행했다.

계간 으로 등단한 뒤 잠실초등학교 수석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쳤던 아동문학가 김홍관 시인은 2015년부터 2년간 코이카 국제협력봉사단원으로 베트남에서 교육 봉사 활동했다. 이때 틈틈이 쓴 시와 시인의 생각과 사랑 노래 그리고 귀국 후 쓴 시 70여 편을 묶어 다시·시인선 첫 편으로 ‘씨’를 선보인 것. 총 4부로 나뉜 시집에는 ‘하노이의 밤’, ‘꽝응아이 보름달’, ‘달랏네 이야기’ 등 베트남에서의 생활이 오롯이 담겨 있으며 ‘엘리베이터에 갇히다’, ‘냄비 받침’, ‘찌개 버리다’ 등 시인의 일상을 엿볼 수도 있다.

태초에 어둠이 있었다? / 야훼께서 어둠을 거두시고? // 오늘 이역만리 타향에서 / 어둠을 경험하다. // 우리에게 주어지는 / 밝음과 어둠은 공평하다. // 어둠 안에서 / 나만의 어둠을 느끼는 소중한, 고귀한, 은혜로운? // 누구나 어둠에서 태어났고 / 누구나 어둠으로 사라지리라. // 나 사라지는 날 / 나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희열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내 고향 노래 부르며 기뻐하리라. - ‘엘리베이터에 갇히다’

종교계 기자 출신으로 현재는 말산업 전문 기자로 밥벌이하는 이준 씨는 무명작가 신분으로 ‘여자가 대통령이다’란 장편 소설을 선보였다.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연재한 이 소설은 박근혜가 탄핵당하기 1년 반 전 이미 탈고했다.

총 15장, 270페이지에 이르는 ‘여자가 대통령이다’는 여성을 대표할 수 없는 한 여자의 유령이 대한민국을 집어 삼킨 시대, 전통과 정상에 대한 쿠데타 결과로 도래한 여성 상위 시대, 간통이 합헌인 시대, 대통령이 여자인 시대를 사는 동갑내기 사진작가와 신부, 경마 기자의 연애사를 통해 현대 인간의 타락상을 드러내면서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되묻고 있다.

‘내가 현실을 가르쳐 줄까? 선한 행동보다 악의 기준이 명확해진 시대야. 선보다 악이 상식이고 일상이 된 시대라고. 관용과 다양성, 자유의 이름으로 무고한 사람도 모자라 가족과 자기를 착취하는 짓거리가 일상이 된 시대기도 해…(중략)…당신이 그토록 경계했던 간음은 재미난 놀이로, 당신의 종들은 타락한 시대의 앞잡이이자 표본 죄인으로 전락했어. 여론은 이웃을 사형하라고 판단하고 요구하면서 개인은 은밀한 죄를 범한다….’ - ‘여자가 대통령이다’ 12장

출판사 다시문학은 2018년 새해에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작가 그룹, ‘몹쓸’의 산문집도 발행할 예정이다. 홈페이지 및 페이스북도 곧 개설하며 이후 주요 작가들의 시와 소설을 교차로 발행, 오늘날 대한민국 문학의 지위가 어디쯤인지, 어디에 있는지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다시문학`은 등단 작가와 비등단 작가를 가리지않고 작품만 좋으면 출판한다. 기본조건은 1000부 판매시까지는 인세를 지급하지 않으며 이후 10%를 기준으로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출판사 ‘다시문학’이 2017년 12월 29일, 다시·시인선 첫 편인 ‘씨’와 장편소설, ‘여자가 대통령이다’를 발행했다. 김홍관, 『씨』 (다시문학, 2017) 8천 원. 이준, 『여자가 대통령이다』 (다시문학, 2017) 1만2천 원.

이미숙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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