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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시인선2 - 사철 어는 사람들] 마음 속 남한강

최용탁 작가
  • 입력 2022.01.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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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시인선2 - 사철 어는 사람들] 마음 속 남한강

 

어릴 적 여름이면 날마다

남한강에 멱을 감으러 다녔는데요

내가 열 살 먹던 해

그날이 그날인 그 어느 날이었습니다

또래 계집들과 사내애들이

겉옷은 벗어 마른 돌로 눌러놓고

빤스 바람으로 퐁당퐁당 잘도 뛰어드는데

뒤에 섰던 나는 그만 홍동지가 되었습니다

웬일로 나는 빤스를 안 입은 맨 불알이었던 것입니다

거기에는 갑자기 말 붙이기가 서먹해진

정옥이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할 수 없이 갑작스레 배앓이를 시작한 나는

부아가 치밀어서 땡볕 아래

강 건너로 돌팔매질만 해댔습니다

 

내가 어렴풋 짐작하는 한 사내는

지금 껏 그 강가에서 만만한 돌들을 고르고 있으니

참, 그 강의 깊이는 얼마나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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