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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면하소서

김홍관 시인
  • 입력 2022.01.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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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면하소서

 

기품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내면에 가지고 있는 공력과 어우러진 것이어야 한층 돋보인다.

 

설원에 우뚝우뚝 고귀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자작나무를 본다.

백설과 어우러진 백색의 표피가 눈에 띈다.

백자작의 기품이다.

 

껍질을 벗겨 불쏘시개로 사용하면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잘 탄단다.

누군가를 위한 불쏘시개가 된다는 것은 자기 희생이다.

 

외양의 아름다움보다 내면의 미가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하듯이

자작나무의 희생이 나무의 미를 더한다.

 

그깟 일계급 특진이나 옥조 무공훈장 따위가 무슨 소용이랴.

타인의 생명을 구하려던 평택 화재 현장의 젊은 넋들에게서

자작나무의 기품을 본다.

 

고이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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