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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 39

윤한로 시인
  • 입력 2022.01.09 09:16
  • 수정 2022.01.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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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네*

 

 

삐뚜름 둥글넓적

배라먹을

야밤 하늘 우묵구렁

바가지 낯빤대기

이쁘게도 떴네

쌍것 중에 쌍것이

장에서 돈 훔치고

콩 훔치고 팥 훔치고

부지깽이 훔치니

, 이보다 더 깨끗할 수는 없어

얼씨고

서푼어치 화냥 웃음까지

실실 쪼개는 데야

흘리는 데야

 

말뚝에다 치마만 두른 지집일지언정

 

* 하회굿놀이에서 양반, 선비, 중과 놀아나는 여인네

 

 


시작 메모
내 아직 더더욱 가난해질 수 있으니, 괴로워질 수 있으니, 하찮아질 수 있으니, 미약해질 수 있으니, 천해질 수 있으니, 어디 가서 바가지로 욕 얻어먹을 수 있으니, 깨어질 수 있으니, 헤퍼질 수 있으니, 천박의 깊음, 천박의 넓음, 천박의 힘, 천박의 아름다움, 천박의 기쁨, 천박의 깨끗함이여, 푸른 밤하늘 삐뚜름 머저리 바가지 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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