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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생활치료센터 치료기 4 (퇴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2.01.05 17:02
  • 수정 2022.01.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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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와 같았던 9일간의 삶, 2022년 새해 첫날은 모텔 독방에서 맞으며 육체적인 고통에 가중된 정신적인 스트레스
연말연초 액땜을 통해 2022년은 코로나가 종식되는 한 해가 되길~~

확진 후 3~5일 이후에 보통 증상이 발현한다. 그러니 처음에 무증상이라고 경거망동하지 말고 상황을 일주일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고 과도한 긴장과 염려는 도리어 독, 어쩔 수 없다. 코로나라는게 호흡기 바이러스니 평생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사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항우 장사도 감기에 걸리고 필수 불가항력이다. 다만 평상시에 술 담배도 안 하고 규칙적인 생활하면서 몸 관리 잘한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코로나 아니더라도 병에 걸리면 자명하지 않겠는가? 감기 걸렸다고 은거하면서 집에서 택배로 배달만 시켜 먹고 살 사람이 아니라면 어차피 한 번은 걸릴 수밖에 없는 질환이니 마음 편안히 먹으면 된다.

2021년 크리스마스부터 2022년 새해 벽두를 갇혀서 보낸 장소

입소한지 삼일쨰 되는 날부터 기침, 콧물이 나서 3일치 약을 받고 아침저녁으로 먹으니 기침이 멎고 콧물이 멈췄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침저녁으로 2번만 약을 먹으라고 했는데 약 기운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다시 먹어야 되는 간격이 고비였다. 31일 아침을 마지막으로 약을 다 소비하고 의료진과의 진단을 통해 약 없이 상황을 관찰하자 했다. 필자를 괴롭힌건 근육통이었다. 특히 골반의 뼈들이 각자 탈골해서 이쪽저쪽 빠져나가거나 잘못 끼워져 있는 듯한 아픔에 관절들을 분해해 다시 조립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약을 먹으면 그 안에 진통제가 있었던 건지 조금 괜찮아지긴 했는데 약발이 떨어지면 다시 아파졌다. 새해로 넘어가는 밤이 고비였다. 타이레놀 하나 먹으면 잘 넘길 수 있을거 같은데 약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무기력증과 근육통과 싸우면서 버텼다. 더군다나 햇빛도 들어오지 않은 우중충한 모텔 골방에 갇혀 침대에서만 골골거리다 사오일을 지내다보니 몸이 아픈거 보다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어떻게라도 약 없이 완쾌되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그 밤은 자다깨다를 한 20번 반복하면서 사투를 벌였다.

퇴소 떄 버리는 가는 폐기물 쓰레기, 기본적으로 입소자가 사용한 모든 물품들을 버리고 가야 하는게 원칙이다.
퇴소 떄 버리고 가는 폐기물 쓰레기, 기본적으로 입소자가 사용한 모든 물품들을 버리고 가야 하는게 원칙이다.

결국 약 없이 승리했다. 2022년 동이 트고 그렇게 새해 일출을 모텔방에서 거룩하게 맞았다. 승리의 결과는 처절했다. 숨막히게 답답한 공간에서의 산소부족과 폐소성으로 인한 두통과 입맛이 완전히 떨어져 한 네 끼 정도 식사를 못하다 보니 드디어 위장이 탈이나 메스껍고 신물이 나와 속은 쓰려 괴로웠다. 아침부터 배달되는 신선한 샐러드와 닭가슴살 치와바타에 오렌지 주스는 먹고 이겨내야지 하면서 억지로라도 입에 쑤셔 넣으려고 해도 도저히 들어가지 않고 헛구역질만 올라왔다. 뜨거운 죽이나 미음이라도 먹었으면 좋겠는데 폭탄같이 깡깡한 도시락의 흰쌀밥은 꺼끌꺼끌하기만해 제공해 준 지원팀의 성의가 무색하게끔 입에도 댈 수 없었다. 아~~이제는 여기 있는 거 자체가 병이요, 괴로움이라 나가고 싶어 물어보니 지금 나가게 되면 어제 분당생활치료센터에서 집으로 돌아온 가족들이 나 때문에 다시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된다고 한다... 내 퇴소일이 1월 2일 월요일(발현 후 10일 뒤) 아침이니 하루만 더 참으라고 했다.

2022년 1월 1일은 그저 침대에 멍~하니 누워 아픈 속을 부여잡으며 어서 24시간이 흐르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몸부림을 치며 보낼 뿐이었다. 메스꺼움과 근육통이 하루 종일 지속되어 참다 참다 상태를 말하고 타이레놀과 위장약을 먹었다. 코로나 생활치료센터의 퇴소 기준은 확진자의 완치가 아니다. 바이러스 전파 방지를 위한 격리다. 그러니 바이러스 전염이 가장 강한 확진 후 5일간을 무조건 사회와 격리, 타인의 접촉을 막으려고 이렇게 가다 놓는 거다. 그러고 나서 최소 기한이 지나고 난 다음 코로나에 대한 기본 증상인 발열과 기침이 없으면 퇴소 기준을 충족, 나가는 거다. 퇴소 24시간 전으로는 어떠한 약이라도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괜히 약 먹고 하루라도 더 있을까 봐 가급적이면 약을 피한 이유다.

사진 갈무리: 연합뉴스TV
사진 갈무리: 연합뉴스TV

사람마다 면역력은 다 다르니 백신에 대한 접종 횟수는 천차만별이다. 다만 바이러스라는 건 자기도 생존을 위해서 숙주에 기생하면서 다양하게 변이하는 건 자연의 이치다. 그럼 변이된 바이러스에는 거기에 맞는 백신을 접종해야지 감염이나 중증 예방이 되는 건데 델타 그리고 지금의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기존에 나온 화이자, 모더나 등의 그전에 개발된 백신들은 거기에 적합하지 않을 거다. 기존의 백신이 몸에 들어간 후 시간이 지나면 빠져나가니 항체가 떨어지기 전에 자꾸 맞으면서 몸에 집어넣으라는 거다. 즉 한번 충전을 했다고 쭉 쓰는 게 아닌 배터리가 떨어지면 그때그때 충전을 해야 하는 이치다. 백신을 맞으면 위중중으로 가는 걸 막아주는 건 맞는 거 같은데 감염 차단과는 무관하다. 코로나가 무서운 건 일반 감기와 같이 상기도 감염이 아닌 폐에 손상이 가 폐렴으로 진행되고 약이 없다는 건데 2년을 거쳐 지금의 오미크론은 확산율은 높은데 치명률은 점점 떨어지고 상기도에서 멈추는 기존의 감기와 같아지고 있으며 예전의 신종플루를 종식시킨 타미플루처럼 코로나 치료제도 나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고 있다. 오미크론의 전파로 인해 사람들이 코로나에 많이 걸리면 그만큼 심각해지는 경우의 수가 높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자연면역은 예방접종으로 인해 생기는 재감염의 빈도가 훨씬 높다고 연세대학교 교수가 방송에 나와 설명하며 미국의 오미크론 첫 번째 사망자도 기존 확진자였으니 엊그제 광주의 요양병원에서 90대 할머니 두 분이 오미크론 감염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고 4차 접종을 해야 한다고 서서히 또 밑밥을 깐다. 새로운 시사의학용어도 또 생겨났다... 면역저하자..... 아무리 하루가 멀다 하고 신조어가 탄생하고 소멸한다 하더라도 부스터 샷, 돌파 감염 등 듣도 보다 못한 낯선 단어들에 의해 이번에는 면역저하자라니.....또 한 3-4개월 지나면 이번엔 어떤 명목으로 5차 접종을 강요할는지....'다수 안전 위협'이라는 전가의 보도 앞에 그저 입 다물게 만들어 버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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