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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 33

윤한로 시인
  • 입력 2021.11.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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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매형에게

 

 

1.

그곳에

가고 싶다

들고 싶다

외치고 싶다

진실과 정의

북받친다

나 아무것도 아니지만

네까짓 게 뭐냐 하겠지만서도

나 아무것도 아니기에

, 가고 싶고 들고 싶다

 

2.

하늘엔 예쁜 별

그 아래 비스듬 애들 키만큼

눈썹 달 하나 그리고 나

비록 가재골 머리 허연 노땅이지만

 

3.

촛불 드는 토요일이면 가고 싶습니다

남부터미널 김밥집 앞

씨뱅이 모자에 똥배낭 하나 걸머메고

벌 치는 사람처럼 버섯 캐는 사람처럼

도서관 갔다 오는 사람처럼

합류하고 싶습니다

시대가 아무리 타락해도, 막가도 기름져도

진실과 정의, 무엇보다 양심 지니고 사는

언년이 언놈이들, 끓는 피들

이 땅 구석구석

아직도 많다는 걸 보여 주고 싶습니다

네까짓 게 뭔데 하겠지만

(매형도 정말 그렇게 살면 안 됩니다)

등 따습고 배부르니 까맣게 잊었습니까

가난에 절고 갖은 부패와 불의

기만, 저것들에 치를 떨며 분노하던 지난 시절

정말 그러시면 안 됩니다

 

 

 


시작 메모


도서관 갔다 오는 사람처럼

아니

버섯 캐는 사람처럼

벌치는 사람처럼

씨뱅이 모자에

똥배낭 하나 걸머메고

내 삶은 시

이 땅에 내 영혼

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져

아름다울 수가

그러나 오늘밤 생각 속에 부르르, 

나를 죄짓게, 불붙게 하는 그대들 

저 장수말벌 한마리 한마리 돌멩이로 찍어 죽이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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