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매형에게
1.
그곳에
가고 싶다
들고 싶다
외치고 싶다
진실과 정의
북받친다
나 아무것도 아니지만
네까짓 게 뭐냐 하겠지만서도
나 아무것도 아니기에
막, 가고 싶고 들고 싶다
2.
하늘엔 예쁜 별
그 아래 비스듬 애들 키만큼
눈썹 달 하나 그리고 나
비록 가재골 머리 허연 노땅이지만
3.
촛불 드는 토요일이면 가고 싶습니다
남부터미널 김밥집 앞
씨뱅이 모자에 똥배낭 하나 걸머메고
벌 치는 사람처럼 버섯 캐는 사람처럼
도서관 갔다 오는 사람처럼
합류하고 싶습니다
시대가 아무리 타락해도, 막가도 기름져도
진실과 정의, 무엇보다 양심 지니고 사는
언년이 언놈이들, 끓는 피들
이 땅 구석구석
아직도 많다는 걸 보여 주고 싶습니다
네까짓 게 뭔데 하겠지만
(매형도 정말 그렇게 살면 안 됩니다)
등 따습고 배부르니 까맣게 잊었습니까
가난에 절고 갖은 부패와 불의
기만, 저것들에 치를 떨며 분노하던 지난 시절
정말 그러시면 안 됩니다
시작 메모
나
도서관 갔다 오는 사람처럼
아니
버섯 캐는 사람처럼
벌치는 사람처럼
씨뱅이 모자에
똥배낭 하나 걸머메고
내 삶은 시
이 땅에 내 영혼
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져
아름다울 수가
그러나 오늘밤 생각 속에 부르르,
나를 죄짓게, 불붙게 하는 그대들
저 장수말벌 한마리 한마리 돌멩이로 찍어 죽이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