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푸레 촛불
그해 겨울
딱 한 번
광화문에 올라갔다
진눈깨비 오는 날
대부님
나
그리고 미카엘라
이렇게 셋
우리 작게
아주 작게
들었다
보탰다
시작 메모
성체를 모신다. 작은 밀떡 쪼가리지만, 아무 맛도 없지만, 지극히 단순하지만 영혼에 기쁨을 주고 힘을 준다. 성체를 받아 모시고 가난을 청한다. 내 비록 내 돈 벌어 내가 쓴다지만 맛난 음식 먹는 것도 죄요, 멋진 옷 입는 것도 바로 죄요, 귀에 좋은 노래, 달게 자는 잠 또한 죄가 되려니와. 한가할 ‘한’, 늙을 ‘로’, 한가하게 늙는다는 이 이름 석자야말로 더더욱 죄스럽구나. 아직 늦지 않았으니, 쓰게 먹고 눈 맑게 뜨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