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유화(宥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미국 ABC뉴스 기자의 “문재인 정부의 유화적인 대북기조를 이어갈 것이냐?”라는 질문에 “현재 상태로만 평가한다면 현재의 유화적 방식의 정책이 강경한 대결 정책 또는 제재 정책보다는 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오늘 한자교실에서는 유화(宥和)를 파자로 알아보겠다.

너그러울 유(宥), 화할 화(和)를 쓴다.

‘宥’자는 집 면(宀), 있을 유(有)의 조합이다.

‘宀’ 자는 지붕을 본떠 그린 것이다.

‘’자는 ‘左’의 본자(本字)이다. 육 달 월이란 고기 육(肉=月)의 변형이며 글자 오른쪽에 부수로 쓰일 때는 달이 아니고 고기란 뜻으로 쓰인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 ‘존재하다’의 뜻으로 쓰인다.

옛날엔 집에서 고기를 먹을 정도면 부자 소리를 들었다. 그러므로 ‘宥’자는 가진 자의 여유, 즉 베푸는 삶을 나타낸 것이다.

‘和’자는 벼 화(禾), 입 구(口)의 조합이다.

‘禾’자의 갑골문을 보면 벼가 여물어 고개를 숙인 모습이 그려져 있다.

갑골문에서는 피리 약(龠)자가 들어간 화할 화(龢)자가 쓰였고, 피리 소리가 고르게 퍼져나간다는 의미에서 ‘조화롭다’라는 뜻도 있다.

여기에 입 구(口)자와 벼 화(禾)가 더해진 ‘和’자는 먹고살 만하니 ‘화목하다’라는 뜻이다.

‘宥和’의 파자를 풀이하자면, 가진 자가 [宥] 여유 있고, 배가 고팠던 시절엔 배가 불러야 [和] 서로 화목하게 지낼 수 있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