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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림동 약현성당에 가다!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1.11.22 10:03
  • 수정 2021.11.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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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펜트하우스>, <열혈사제>, <파수꾼>, <하나뿐인 내편>, 가수 바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대상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서울 중림동에 있는 약현(藥峴)성당이다. 1892년 완공된 한국 최초의 서양식 성당으로 근대식 벽돌로 지워진 성당의 원조로 꼽힌다. 우리나라 최초의 본당은 명동성당이지만 6년이나 먼저 세워진 현존하는 최고 오래된 성당이 바로 약현성당이다. 드라마 <열혈사제>와 <파수꾼>의 실제 촬영지로 그리고 가수 바다가 화촉을 올린 장소가 이곳 약현성당이다.

천주교 중림동 약현성당 입구

약현의 현(峴)은 고개, 즉 언덕이라는 뜻이니 순우리말로 풀어보면 약초가 많이 나던 언덕에 세운 성당이라는 뜻이다. 정문을 진입해 성당으로 향하는 왼편에 ‘십자가의 길(비아 돌로로사)’이라 명명된 오솔길이 있다.

십자가의 길이라 불리는 성당 진입로 왼편에 자리잡고 있는 오솔길
십자가의 길이라 불리는 성당 진입로 왼편에 자리잡고 있는 오솔길

예수 고난 14처라고도 부르는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이 빌라도 총독의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무거운 십자가를 진 채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갔던 수난의 길인데 14개 지점마다 각각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예수의 수난 과정을 묵상하며 기도할 수 있는 기도 동산으로 조성돼 있다. 조금 올라가면 작은 공터 안에 순교자를 기리는 작은 부조가 세워져 있다.

순교자를 기리는 작은 부조
순교자를 기리는 작은 부조

본당 뒤편에는 본당의 수호성인인 성 요셉이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부자상이, 본당 앞에는 성모사장이 있다. 성당 경내 전체가 꽃과 나무로 가꿔져 있으며 은은하게 피아노 음악이 울린다. 하필이면 성당과 전혀 상관없는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의 피아노 솔로 버전이다. 차라리 라틴어로 된 그레고리안 성가가 나왔으면 더 운치 있고 경건했을 건만........

성당 뒤편의 성 요셉 성부자상

한국색유리화의 선구자인 고 이남규 선생의 첫 작품이 제단부의 스테인드글라스다. 우아한 외관과 경당도 스테인리스 창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이 신비롭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영롱한 빛과 하얀 천장의 조화는 축복이 넘치는 성스러운 자태를 풍긴다. 젊은 신도들의 결혼식장으로 매우 선호하는 장소라고 하는 까닭을 알게 되었다. 4년 전 여기서 결혼식을 올린 가수 바다는 잘 살고 있는지...

약현성당

성당 외부에는 높이 26m의 뾰족한 종탑이 있고, 종탑 아래에 아치 창과 둥근 원형 창이 있다. 로마네스크 양식과 뾰족한 지붕의 고딕 양식을 절충시킨 독특한 구조다.

늦가을의 정취......

약현성당에서 내려다보면 서소문 역사 문화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1801년 신유박해 때부터 수많은 천주교인이 처형당한 곳으로 한국 최대의 순교성지로 꼽히는 곳이다. 약현성당은 서소문 순교자 성기 순례 기념 성당이어서 순교자 전시관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서소문 역사공원

약현성당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다. 서울(서부)역, 고가도로를 도심의 공중정원으로 꾸민 ‘서울로 7017’이 끝나는 지점에서도 가깝다. 자가를 이용할 경우 성당 내에 주차도 가능하고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오면 5분도 안 걸린다.

서소문 역사공원 내에 있는 순교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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