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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시소詩笑] 제주도 미혼모

마혜경 시인
  • 입력 2021.10.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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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산 하나가 내 안에서 나온다.
이런 비밀은 여행을 통해 증명된다.

보문사 불상도 기도하다 ⓒ마혜경
보문사 불상도 기도하다 ⓒ마혜경

 

제주도 미혼모

- 마 혜 경
 
 

  제주도 아침을 지나간다. 길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산방산 11킬로미터 양쪽으로 다리 벌린 도로에 천천히 들어간다. 안개를 묻히며 오르막을 지난다. "전방에 방지턱이 있습니다" 내리막을 지나서야 안개를 털어낸다. 7킬로미터, 거친  산통 야자수 뒤로 숨는다. 정수리가 고개를 들자 아기 울음 길 위에 퍼진다. "3킬로미터 남았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가 검푸른 청년으로 자라고 있다. 둥근 그림자가 길 위에 서 있다. 500미터, 혹시 골리앗! 아, 근사한 다윗은 아닐까...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보문사 불상도 옆으로 앉아 두 손을 모은다 .

 

  중문 단지에서 산방산 오는 동안 나는 산 하나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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