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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프리즘’ 속의 요지경 세상(2)

엄광용 전문 기자
  • 입력 2021.10.25 13:02
  • 수정 2021.10.2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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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낳은 집단지성의 힘

‘대장동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 매체들의 시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관련 종사자들의 내면 심리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대표적인 세력이 바로 극우 언론매체들이다.(사진=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페이스북 갈무리)

‘대장동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 매체들의 시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관련 종사자들의 내면 심리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대표적인 세력이 바로 극우 언론매체들이다. 오프라인 극우 신문은 물론이고, 그들이 운영하는 종편방송들은 기득권 세력을 등에 업고 어떻게 해서라도 이재명 후보를 깎아 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회사의 얼굴로 대표되는 앵커들은 묘한 논조로 편파적인 뉴스를 진행하고, 그와 함께 패널들의 토론 프로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서 신트림이 나고 도무지 못 먹을 것을 먹은 것처럼 역겨울 정도다.

아마도 이들 극우 언론매체는 아직도 21세기의 모바일 시대를 간과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동성 있는’이란 의미로 통하는 ‘모바일’은 전 세계 유통망 체계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K팝 그룹인 ‘BTS’의 세계 석권이나, 최근 넷플리스의 글로벌 콘텐츠 1위로 세계를 열광시킨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모바일의 위력을 실감케 해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극우 언론매체들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여론 조성을 통하여 사회 분위기를 뒤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문득 사자성어 당랑거철(螳螂拒轍), 즉 수레바퀴 밑의 사마귀처럼 고개를 바짝 든 자세로 마구 큰소리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수레바퀴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에 잔뜩 겁을 집어먹고 마지막 안간힘으로 버텨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장동 사건’을 다루는 극우 언론매체들의 주된 관점과 논리는 알게 모르게 이재명 후보에게 맞춰져 있다. 겉으로는 불편부당을 내세우는 듯이 보여 어느 편에게도 기울지 않고 사건 추적을 해나가는 듯하지만, 그 위장된 두꺼운 껍질을 한 겹 벗겨버리면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망사 속의 민낯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 얼굴에서 가식을 걷어내고 보면,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사건의 몸통이라는 쪽으로 여론을 몰고 가는 의도가 명백해지는 것이다.

극우 언론매체들이 패널들을 불러 토론을 할 때 여야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고루 등장시키는데, 앵커의 질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역시 대장동 사건의 몸통은 이재명 후보라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어떤 종편의 앵커들 중에는 그 자신이 성질까지 부려가며 마구 호통을 쳐대기도 하니 실로 가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극우 언론과 방송 매체들의 그런 신파극이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50.29%를 얻어 최종적으로 2차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30여만 명이 참여하는 체3차 수퍼위크에 2위인 이낙연 후보가 무려 62.37%를 획득함으로써 겨우 턱걸이로 과반을 넘길 수 있었다. 결국 이 결과로 인하여 이낙연 후보 캠프 내에서 당내 경선 룰을 문제 삼아 ‘무효표 처리’를 놓고 강하게 이의제기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야를 불문하고 이재명 후보를 ‘대장동 프레임’으로 몰아세운 공세와 극우 언론들의 여론 몰이가 먹혀들었다는 이야기다. 결과론적으로 놓고 볼 때 그런 분석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전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누차에 걸쳐 거론한 바 있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학력 수준은 거의 세계 1위라 할 만큼 매우 높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선진국을 대표하나 제 이름도 쓸 줄 모르는 문맹자가 있는 미국보다 한 수 위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역대 대선의 선례를 보면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군부정권 시대가 막을 내리고 민주정부가 들어선 김대중 정부 때부터 진보와 보수는 10년씩 교대로 정권을 잡았다. 즉 진보 세력인 김대중·노무현 정부, 보수 세력인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쳐 이제 다시 진보 세력인 문재인 정부까지 와 있는 상태다. 이처럼 약속이라도 한 듯, 진보와 보수 공히 10년씩 나누어 정권을 맡긴 것은 국민의 집단지성이 작동한 결과라고 아닐 수 없다.

다시 진보가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부의 5년 임기가 끝나가면서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번 대선정국에서 거대야당은 ‘문재인 독재정권’을 외치면서 강력하게 정권교체론을 내세우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오랜 군부독재의 토양에서 나온 거대야당이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는 것은 정말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현재 거대야당 후보 1위인 정치 초년생의 ‘독재타도’ 외침은 빈산에서 되돌아오는 메아리처럼 공허하기만 하다.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독재정권’을 운운한다는 것은 역사와 정치를 모르는 정치 초년생의 입술에서 나오는 옹알이로 볼 수밖에 없다. 가슴에서 나오는 소리라면 감동이라도 있을 것인데, 그저 입술만 움직여 발음하기 때문에 알맹이 없는 허풍선이 같이 느껴질 뿐이다.

더구나 최근 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은 이재명 후보”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곧 감옥에 보낼 것이라고 공언하였다. 이는 ‘공언(公言)’이 아니라 ‘공언(空言)’이다. 검찰총장 출신이 그런 헛소리를 하다니, 그가 전에 검찰의 칼을 휘두를 때 그런 생각을 바탕에 깔고 진두지휘했는지 진정으로 묻고 싶을 지경이다. 아직 대장동 사건의 몸통은 오리무중이다. 검찰총장 출신이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그런 헛소리를 지껄인다는 것은, 그 과거의 이력을 부쩍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무리 보수 세력의 후보가 막말을 일삼아도, 더욱이 그것을 여론 몰이하듯 보수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를 하더라도, 국민들의 집단지성은 반드시 정의로운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이번 대선 후보들 중에서 SNS를 통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읽고, 서로 소통하여 집단지성이 어떻게 지혜롭게 사회의 정의를 꿰뚫어 보는지 아는 대표적인 인물은 이재명 후보다. 그는 아무리 바빠도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으로 블로그·인스타그램·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카카오톡 등을 통하여 수십만에 이르는 많은 팔로어들과 소통을 한다. 이를 통해 그는 항시 국민들이 진실로 원하는 집단지성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대장동 프레임’을 내세워 보수 언론들이 아무리 이재명 후보를 몸통이라 몰아붙여도, 국민들 대다수는 그 진실을 알고 있다. 더구나 SNS를 통한 집단지성의 힘이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므로, 그 진면목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그러나 검은 돈의 행방만 추적하면 곧 몸통이 나올 터인데, 경찰이나 검찰이나 나무의 줄기만 잡고 이파리를 흔들어대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그들은 사건 혐의가 있는 자들이 빨리 돈의 행방을 철저히 숨겨 증거인멸을 할 시간을 벌어주자는 속셈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직관(直觀)’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볼 관(觀) 자는 ‘밤에 부엉이가 어둠 속을 깊이 바라보는 형상’을 나타낸다. 즉 부엉이가 두 눈을 부릅뜨고 뚫어지게 직시하여 어둠 저쪽을 훤히 바라본다는 것이 ‘직관’이다. 모바일을 통한 집단지성은 바로 국민의 직관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 모두가 집단지성의 힘을 모아 경찰과 검찰의 ‘대장동 사건’ 추적을 직시의 눈으로 살펴봐야 한다. 집단지성이야말로 보수 언론으로 대표되는 뉴스 생산자들의 뒤틀린 의식과 편파보도를 가려내는 감식의 잣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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