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프리즘’ 속의 요지경 세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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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프리즘’ 속의 요지경 세상(1)
  • 엄광용 전문 기자
    엄광용 전문 기자 novelky@hanmail.net
  • 승인 2021.10.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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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세력의 고스톱 판돈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 분당구와 테크노밸리로 상징되는 판교 신시가지의 가운데 있는 대장동의 공공개발에 나섰는데, 이를 통한 이익환수금 5,505억 원을 시민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전력투구하였다.(사진=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작금의 ‘대장동 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 판도라 상자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채를 발산하는 프리즘처럼, 이 사건은 현대판 요지경 세상을 연출하고 있다.

요즘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밖에 나가기도 겁나는 세상이다. 그러한 때에 참으로 기발한 상상력을 가진 그 어떤 작가도 감히 흉내 내지 못할 인생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바보상자 속에서 벌어지는 요지경이 자못 흥미를 돋울 만하다. 아직 초반전인데도 불구하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미스터리 영화보다, 활력 넘치는 스릴러보다, 배꼽 잡는 코미디보다, 눈물 짜는 신파극보다 점입가경으로 그 재미를 증폭시키고 있다. ‘대장동 프리즘’은 마치 온갖 맛있고 때깔 고운 과일을 넣고 갈아내는 믹서기처럼, 그 모든 재밋거리를 한데 섞어 시네마스코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선 ‘대장동 사건’을 감상할 때 가장 눈여겨 볼 주제는 기득권 세력의 활극이다. 대한민국 기득권 세력의 뿌리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특히 해방 이후 친일파들의 득세는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치판과 자본시장에 찰거머리처럼 근착화 되어 권력과 부를 누리고 있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정권 때부터 단추를 잘못 끼워 지금까지도 여전히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비극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와이셔츠는 다시 단추를 풀어 제대로 입으면 되지만, 역사는 그렇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바로 잡을 수가 없다. 안타깝게도 그런 비틀린 역사는 대한민국의 극우와 진보, 10%의 기득권층과 90%의 서민층으로 분리되는 매우 비극적이고 우울한 세상을 연출하고 말았다.

가만히 ‘대장동 사건’을 살펴보면, 기득권층을 형성한 극우 세력들이 어떻게 세상을 농락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난장판을 만들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검은자본과 정치권력, 그리고 그들이 제멋대로 고스톱을 치도록 감시망 역할을 해주는 판검사들이 하나 둘씩 무대 위로 등장해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비리의 온상에서 불씨가 살살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맞선 여야의 대선정국이 성냥불을 그어대면서 부터였다. 이번 대선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90%의 서민층을 대변하고 나온 이재명 후보의 등장과 함께 강력한 국민들의 지지 속에서 판세 몰이를 하고 있는데 있었다. 이렇게 되자 10%의 기득권층을 등에 업은 거대야당은 물론, 그동안 정치권력의 당의정에 맛들인 여당의 일부 기득권층도 내심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자칫하다가는 70여 년간 단단하게 굳힌 부와 권력의 황금탑이 사상누각으로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점이었다.

급기야 거대야당은 너무 세게 불어 닥친 이재명 후보의 바람을 잠재우기 힘들어지자 고민 끝에 묘수를 하나 찾아냈다. 자체적으로는 그와 대결할 상대를 찾지 못하자 이른바 ‘정권교체’의 기치를 내세우며 비 오는 날 망둥이처럼 갑자기 정치판에 모습을 드러낸 씨름꾼을 공수해온 것이다. 한때 검찰총장으로 무소불위의 대검을 휘두르던 윤석열 후보가 바로 그 인물이다. 거대야당은 그를 갖은 방법으로 꼬드겨서 국민들 눈에는 애써 제 발로 입당하는 것처럼 모양새를 갖추어 대선전에 참여시켰다. 정치 신인인 그는 구태의 기득권층 대선주자들인 그 나물에 그 밥인 인사들과 경선 릴레이를 펼치면서 매일이면 매일 실언을 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한편 먼저 경선 릴레이를 시작한 여당의 경우 이재명 후보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5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자, 나머지 다른 후보들의 각축전이 벌어져 선두 주자의 공세에 찬물을 끼얹기 시작했다. 특히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는 계속해서 라이벌 경쟁에서 밀리자 다급한 나머지 자기 살을 깎아내는 아픔을 참아가며 해당행위에 버금가는 공격을 감행하였다.

오랜 독재와 축재로 기득권층을 형성한 거대야당뿐만 아니라 스스로 진보세력이라 내세우는 여당 내에서도 정치권력의 단맛을 본 세력들이 은근히 아니 척 그런 척 얄팍한 가면을 쓰고 90% 서민층을 대표하는 이재명 후보에게 공격의 화살을 무더기로 쏟아 붓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대장동 사건’의 시작이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 분당구와 테크노밸리로 상징되는 판교 신시가지의 가운데 있는 대장동의 공공개발에 나섰는데, 이를 통한 이익환수금 5,505억 원을 시민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전력투구하였다. 이 대장동은 민간자본이 오래 전부터 군침을 삼키던 노른자위 땅이었다. 그동안 부동산개발로 쏠쏠한 재미를 봐온 기득권 세력은 귀신처럼 대장동의 개발수익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가, 그것이 졸지에 공공개발로 전환되면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황금이라면 똥 된장 안 가리고 덤벼드는 그들의 근착적인 속성으로 볼 때 ‘대장동’은 겨우 걸음마 수준의 어린애들 데리고 고스톱 판을 벌려 ‘쓰리 고’에 ‘광박’을 씌워 대박을 터뜨리기에 안성맞춤인 대목시장이었던 것이다.

2018년 봄, 이재명 시장이 지자체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 성남을 떠나게 되자 귀신 같이 돈 냄새를 맡은 쇠파리들이 슬금슬금 몰려들어 대장동 황금어장을 장악해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으로 볼 때 그 어장은 ‘물 반, 고기 반’이었다. 처음에는 완벽한 공공개발로 출발하려고 했으나, 그 취약한 틈새를 파고들어 민간자본이 끼어들면서 공공과 민간 공동 개발 사업으로 전환되었다.   

결국 고스톱의 판돈을 쓸어가는 것은 화투장을 제 마음대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을 가진 고수들일 수밖에 없다. 부동산개발을 통한 고수익을 노린 기득권 세력이 다시 손맛을 보기 위해 헤쳐모여를 했다. 은행과 기업의 거대자본과, 법적 방어를 위한 변호사와 판검사 그룹, 사업 홍보 및 여론 형성에 필요한 각종 언론매체, 정치적으로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나선 정치권력 등이 조직적으로 참여해 이른바 ‘분양’이라는 명목을 걸고 고스톱의 판돈을 키워 독식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대선정국에서 여야의 기득권층 모두 너무 초조한 나머지 머리를 쓴다는 것이 결국 전략을 잘못 짜고 말았다. 차기 대통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재명 후보를 ‘대장동 사건’의 몸통으로 내세우려다 보니, 그들은 처음부터 큰 무리수를 둔 것이었다. 욕심이 앞서면 잘 된 밥도 뒤엎어 재를 뿌리게 마련이다. 그들은 처음부터 불을 자못 지폈다. 실제로 대장동 고스톱판 고수로 나선 것은 기득권층의 대표 주자들인데, 들춰내고 보니 그들이 알게 모르게 거대야당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50억 클럽 명단’에 든 인사들이 친야 성향을 가진 판검사들과 정치인들로 드러나자, 그들은 일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급기야 거대야당을 대표하는 인사들은 여당의 2위 주자인 이낙연 후보 경선 캠프에까지 은근히 도와달라는 손을 내밀어 ‘특검’을 하자는 쪽으로 대세를 굳혀가려고 했다. 만약 특검을 하게 되면 대선정국이 종료되고 난 이후에나 수사가 종결되어 사건의 허와 실이 드러나게 돼 있다. 이렇게 되면 특검 내내 이재명 후보를 ‘대장동의 몸통’이라고 밀어붙일 것이고, 구태의 냄새나는 정치권력과 극우 언론매체들은 의기투합되어 대선정국을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어리석은 꼼수다. 아무리 다급해도 여당의 2위 주자인 이낙연 후보 캠프에서 거대야당의 손을 잡아주지 않을뿐더러, 결국 대선정국에선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물밑에 감춰진 쓰레기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만인환시리에 드러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대장동 사건’의 몸통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검찰이 자금 추적을 하면 그 전모가 밝혀질 수 있겠지만, 그들 또한 기득권층에 속하므로 초록이 동색이라 지지부진한 사건 추적 과정으로 볼 때 결론은 미지수다. 기득권층의 다음 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실로 그들의 게눈처럼 순발력 있는 감추기 기법과 카멜레온 같은 변신술이 과연 이 시대에도 통할 수 있을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장동 사건’을 통해 살펴보면 기득권층에게도 약점이 있다. 초조감이 그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다급하니 실수를 거듭하게 되고, 아무리 화살을 쏘아대고 칼로 찔러도 상대가 눈 하나 깜짝 안하니 환장할 노릇이다. 이재명 후보는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인권변호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기득권층과 법정투쟁을 통해 훈육된 몸과 정신을 갖추고 있다. 이미 어떤 신무기를 개발해 공격해도 막을 수 있는 탄탄한 방패를 그는 갖고 있는 것이다. 그가 믿는 것은 다음과 같은 말이다.         

“그러나 진실은 반드시 규명되고, 결국 거짓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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