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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의 중국 미디어 썰(说)] 숏클립 영상시대 30초 음악은 쓰레기인가? 

윤교원 전문 기자
  • 입력 2021.10.20 12:19
  • 수정 2021.10.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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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인이나 콰이쇼우 등 숏클립 플랫폼에 사용되는 30초 음악은 쓰레기인가? 아니면 새로운 문화의 탄생인가? 가치있는 대중음악이란 무엇일까?

숏클립이 대세인 시대가 되었다. 요즈음 영화 한 편이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그 영화도 전 편을 다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핵심 부분, 즉 클라이막스 부분만 편집해서 숏클립으로 서비스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한국의 드라마는 전세계적으로 선호도가 높다. 특히 한한령(限韩令)이 아직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중국 대륙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많다. 불법 사이트를 통한다? 그것이 아니고 도인(抖音)이라는 숏클립 플랫폼을 통하여 30초씩 편집되어 서비스 되고있다. 

오늘 짚어보고자 하는 내용은 드라마 또는 영상이 핵심이 아니고 바로 음악이다. 

기본 영상이 30초 이내로 한계가 있으니 여기에 반드시 필요한 BGM(Back Ground Music)도 30초 이내에 시청자(?) 내지는 구독자들을 잡아야 한다. 그러니 보통 3~4분 정도의 음악 전체를 사용할 수 없고, 그 음악의 클라이막스 또는 핵심 부분만 30초 따서 사용하게 된다. 

중국의 대표적인 숏클립 플랫폼 도인(抖音)과 콰이쇼우(快手) 이미지 왼쪽부터. 사진출처=바이두 편집
중국의 대표적인 숏클립 플랫폼 도인(抖音)과 콰이쇼우(快手) 이미지 왼쪽부터. 사진출처=바이두 편집

어떤 이들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은 음악 산업의 재앙이라고 강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형태의 음악 산업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여기에 정답이 있을까?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그 홍수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트래픽”을 잡아야 하는데 UCC(User Created Contents)가 대세인 요즈음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많이 흥얼거리는 노래의 핵심 부분만 따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기는 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뮤지션들의 음악 작업도 30초 길이에 맞추게 되고, 이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가는 듯한 풍경이 연출되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 앨범이 만들어지던 시대, 보통 하나의 앨범에 10여개의 곡을 담아서 출시했지만, 사실 그 시절을 떠올려보면 아주 잘 만들어진 한 두 곡을 제외하면 나머지 곡들은 사실 돈 내고 구매한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앨범의 형태가 아닌 다운로드 또는 스트리밍 시대가 도래하면서 앨범의 형태가 아닌 싱글 형태의 곡으로 발표하면서 앨범 판매량을 기준으로 뮤지션들에게 보수를 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재생횟수를 기준으로 과금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현재의 트래픽 전쟁은 30초 전쟁이다. 이 30초 동안의 음악으로 구독자들의 귀를 사로잡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클래식 음악은 한 곡이 거의 20분에서 30분 소요된다. 레코드 판으로 음악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것이 3분 정도의 시간으로 줄어들면서 대중들이 선호하는 유행가의 표준이 되었고, 이제 정보통신의 급격한 발달로 인하여 30초 이내의 음악으로 승부해야 하는 “트래픽 전쟁” 시대에 다다른 것이다. 

이는 장편의 영화 또는 드라마는 집 거실에 있는 대형 스크린으로 즐기고, 숏클립은 휴대폰으로 즐기는 것과 같은 양상이 아닐까? 

음악이 무엇인가(音乐是什么)라는 중국 서적(일본서적 번역본), 이미지 제공=한류TV서울
음악이 무엇인가(音乐是什么)라는 중국 서적(일본서적 번역본), 이미지 제공=한류TV서울

7080세대 들에게는 도무지 요즈음 같은 세대가 마음에 안 든다. 숏클립이 그렇고, 모든 것이 휴대폰 하나로 해결되는 세태가 그렇고, 음악은 특히 옛날 노래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소통의 기능을 요즈음 볼 수 없기 때문에 들을 노래가 없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음악은 공감을 위한 것이고, 작품 하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전달하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었고, 그래서 음악은 힘이 있었다. 

그러나 30초의 트래픽 유발을 위한 짧은 음악에는 소통의 기능이 없고, 사람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한 세대의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30초 음악에는 힘이 없다고 단정짓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의 대중음악은 미디어의 급격한 발달과 숏클립의 대중화에 따라 음악은 이제 그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채 다만 동영상의 ‘조연’이 되어버렸고, 동영상 콘텐츠의 개인화에 따라 음악창작 콘텐츠는 점차 ‘브이로그’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음악 회사들은 이제 더 이상 앨범을 만들지 않고, 앨범을 판매하지 않는다. 오로지 트래픽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되었다. 트래픽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릅나 ‘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고, 그들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음색으로 그들에게 다가서야 한다. 이것이 트렌드이고, 이것이 현재의 시대적 문화적 흐름이라면 이 속에서 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30초의 짧은 음악을 쓰레기라 부르지 말자. 과거의 눈으로 보면 음악 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실이지만, 분명 이 속에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새로운 시대적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트래픽을 확보하는 것이고, 트래픽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다.

윤교원 대표 / (주)한류TV서울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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