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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493] 리뷰: 온가족이 즐기는 2021 가을음악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1.10.17 10:08
  • 수정 2021.10.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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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 16일 양일간 구리아트홀에서 앙상블 G.C.M의 창단연주회 열려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과 16일 토요일 오후 2시 구리아트홀 유채꽃 소극장에서 앙상블 G.C.M의 창단연주회가 열렸다. 전공도 다르고 유학한 나라도 다르지만 어린 시절 구리에서 함께 성장하며 학창 시절을 보낸 죽마고우들이 모여 앙상블을 결성, 장기간의 코로나에 지쳐 있는 국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며 힐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개최한 음악회다. 로컬 '구리의 딸들'이 한데 모여 그들을 키워주고 성장시켜준 '구리시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위로한 한마당 축제에 16일 토요일 다녀왔다.

좌로부터 플루트 김다영, 피아노 장윤진, 특별게스트 테너 지윤구, 소프라노 강지수 그리고 클라리넷의 김수연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지만 구리아트홀 유채꽃 소극장에서 들어서부터 친절하고 화사한 응대에 사람의 온기가 느껴졌다. 말은 존대하나 딱따구리같이 지시받고 외운 대로 매뉴얼만 고집하면서 융통성도 없고 전혀 존중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일부 젊은 하우스어셔들의 차갑고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안내와 통제만 접하다가 중년 여성 하우스어셔와 매니저들의 응대와 설명에 한 명의 홀을 찾은 관객, 손님으로서의 환대가 느껴져 구리아트홀, 구리문화재단을 다시 찾아오게 만든다.

플루트와 클라리넷이란 두 대의 목관악기에 소프라노라는 희귀한 편성이니 선곡부터 쉽지 않았을 텐데 앙상블 G.C.M은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진심을 전하고 음악회 제목처럼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찾아와서 듣고 즐기고 쉬고 갈 수 있는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상 망측한 개그를 곁들인 무대 위에서의 잡다한 설명 없이 불 꺼진 객석에 홀로 불이 밝혀진 무대라는 음악 감상에 최적의 환경으로서 플루트 김다영의 텔레만 솔로로 음악회의 초 심지에 불이 붙여졌다.

생상의 <타란텔라>에서 목관의 매력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 무대 중앙을 양분하며 왼쪽에 클라리넷이 오른쪽에 플루트가 관객을 바라봤다. 악기의 메커니즘에 따라 소리 내는 방식과 운지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플루트는 화려하면서도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박진감을 자아냈다. 클라리넷의 김수연은 시종일관 안정되고 고정된 앙부쉬르(embouchure)와 바른 연주 자세로 기초와 기본이 탄탄함을 증명했다. 횡으로 부는 플루트와 종으로 숨을 집어넣은 클라리넷의 종횡무진이 돋보인 시간이었다. 1부에서 유명한 아리아 두 곡을 솔로로 부른 소프라노 강지수가 2부에서는 목관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레온카발로와 로시니 등의 아리아를 선보였다. 명확한 이탈리아어 딕션과 묵직한 중저음에 풍부한 성량까지 갖춘 가수였다.

앙상블 G.C.M 창단연주회 커튼콜

이 음악회의 최대 공로자는 피아니스트 장윤진이 아닐 수 없다. 피아니스트가 어떤 악기와 편성을 반주하냐에 따라 음색의 변화와 메커니즘의 조율, 적절한 대처 등이 필수인데 모든 프로그램을 도맡아 하면서 상황과 작품에 맞는 음색과 완급조절 그리고 풍부하고 다양한 무대 경험과 사회생활을 통해 획득한 거시적 안목으로서의 여유 있으면서도 프로페셔널한 무대매너와 안정감 있는 진행으로 시종일관 독주자들을 리드하고 도우면서 한치 흐트러짐도 없이 음악회를 성공적으로 끌고 안착시킨 공에 큰 박수를 보낸다. 다음 G.C.M 연주회 때는 다른 파트의 비중을 좀 줄이더라도 피아니스트로서 독주곡도 들려주길 기대해 본다.

학창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끼리 서로를 배려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뭉쳐 결성된 G.C.M은 올 연말에도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기획 중에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꾸준한 활동을 통해 청중들과 지속적으로 접점을 이뤄 구리를 대표하는 젋고 혁신적인 음악앙상블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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