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사랑
사랑은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슬쩍 스쳐 지나갑니다.
사랑이 지나간 후에
이게 사랑이었나 보다
아쉬운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사랑이 올 줄 미리 알고
이렇게 해야지 하는 일은 드믑니다.
지나간 것은 추억입니다.
추억 속에 지나간 사랑이 담깁니다.
추억이란 내가 지나온 길이고
그 길은 봄빛 가득한 초록의 길이었고
비 오는 날 우산도 없이 함께 걸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리석었던 젊음의 객기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초록길은 낙엽으로 덮이고 우산도 필요 없게 되었지만
지난 것은 부끄럽지 않은 추억입니다.
추억 안에 덜 익은 사랑이 함께하였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가을에 익어가는 과실이 아닙니다.
평생을 익히려다 꼬투리가 무르기도 합니다.
사랑은 마음 그릇에 담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그릇에는
시간도, 추억도, 사랑 안에 아픈 사랑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