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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손도손

김홍관 시인
  • 입력 2021.10.05 14:05
  • 수정 2021.10.0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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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손도손

 

눈이 자꾸만 감긴다.

저 위에 계신 엄마가 보고 싶다.

잠들지 못하던 어제 밤

뒤척이던 베개랑 요대기 때문일까?

 

잠기는 눈꺼풀을 치뜨면

어찌나 무거운지 도로 내려온다.

엄마보다 먼저 저 위로 가신 아부지도 보고 싶다.

엊저녁 먹은 술 때문일까?

 

잠과 죽음을 연결해 본다.

잠들었다 깨지 못하면 죽는 것 아닐까?

사후 세상도 생각해 본다.

저 위에서 엄마도 아부지도 안계시다면

세상사 무의미할 것 같다.

그래서 인간은 종교를 만들고

자기가 만든 종교에 복속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죽음과 잠의 의미는 큰 차이가 아니다.

잠을 오랫동안 자고 깨어나지 않으면 죽음이고

어지간히 자고 깨면 삶인 것이다.

일찍이 장자는 '생사일여'라 하지 않았는가?

 

사는 동안

잠깐 소풍 나온 동안

나 아닌 너에게 온기를 나누면서

오손도손 살아가는 동안의 선행이

선업을 쌓는 일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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