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손도손
눈이 자꾸만 감긴다.
저 위에 계신 엄마가 보고 싶다.
잠들지 못하던 어제 밤
뒤척이던 베개랑 요대기 때문일까?
잠기는 눈꺼풀을 치뜨면
어찌나 무거운지 도로 내려온다.
엄마보다 먼저 저 위로 가신 아부지도 보고 싶다.
엊저녁 먹은 술 때문일까?
잠과 죽음을 연결해 본다.
잠들었다 깨지 못하면 죽는 것 아닐까?
사후 세상도 생각해 본다.
저 위에서 엄마도 아부지도 안계시다면
세상사 무의미할 것 같다.
그래서 인간은 종교를 만들고
자기가 만든 종교에 복속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죽음과 잠의 의미는 큰 차이가 아니다.
잠을 오랫동안 자고 깨어나지 않으면 죽음이고
어지간히 자고 깨면 삶인 것이다.
일찍이 장자는 '생사일여'라 하지 않았는가?
사는 동안
잠깐 소풍 나온 동안
나 아닌 너에게 온기를 나누면서
오손도손 살아가는 동안의 선행이
선업을 쌓는 일이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