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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시소詩笑] 피카소 사진관

마혜경 시인
  • 입력 2021.10.01 14:44
  • 수정 2021.10.1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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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접어든 당신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요

 

나와 너 사이에는 ⓒ마혜경
너와 나 사이에는 ⓒ마혜경

 

피카소 사진관 

- 마혜경

 

그곳 바닥에는 깨진 거울이 있었고

파편들은 대체로 누워있었다

문득 내가 궁금했다

빛이 예리하게 바닥을 지날 때

다행히 두 눈동자만큼은 조각의 한가운데 자리 잡아

잘리거나 어긋나지 않았으며

어제를 재연하듯 다소 경직되었다

스틸사진과 닮았다고 생각을 한 게

아마 시계에서 조각조각 소리가 날 때였을까

 

그곳 바닥, 거울 눈동자 속에서

시간이 찰칵 조각나고

빛은 표정을 지우고 있었다

두 눈동자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정면을 응시한 채 기억되고 있었다

내가 조각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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