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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김홍관 시인
  • 입력 2021.09.2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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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오징어를 씹는데

추억이 씹혔다.

때로는 엉뚱한 일로 과거를 연상하기도 한다.

추억을 떠올리는 것은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세면대에 서서 세수를 하려는데

늘 하던 일에 깜짝 놀랐다.

거리가 너무 가까운 거다.

익숙하다고 자신 있어 한 내 불찰이다.

 

추억은 머리로만 떠올는 것이 아니라는 걸

오징어가 나를 깨우쳐 줬다.

세면대가 일상을 되돌아 보게 한다.

 

슬프면 울고, 아프면 아프다고 할 일이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시간이, 세월이 알아주지 않는다.

익숙한 것에 경계를 삼을 일이다.

 

때로는 오징어가 과거의 아픔을 치료해주고

세면대가 내 추억을 되살리기도 한다.

평범함에 진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아름답지 않은 경험도 나에게는 추억이 되고

떠올리기 싫은 추억도 내겐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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