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에
가을은 귀뚜라미 소리에 깊어지나 봅니다.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소리가 서로 다릅니다.
귀귀귀 뚜뚜뚤
귀귀 귀귀귀 뚜뚤 뚜루루
암수가 서로 다른 소리를 내나 봅니다.
조상들이 그래서 그리 불렀나 봅니다.
맹꽁이도 서로 소리가 다릅니다.
암놈이 맹 맹 하면
수놈이 꽁 꽁 울며 둘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집니다.
서로 만나서 짝짓기에 열중입니다.
우주 만물 음양의 조화인 듯합니다.
저 멀리서 난데없는 소쩍새도 웁니다.
철이 달라져 이미 떠났어야 하는데
훨씬 더 처량하게 들립니다.
귀뚜라미 울음이 참 좋은 계절을 물고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