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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을 맞은 무학의 늦깎이 학생, 공부시작 15년 만에 경북대 대학원 한문학과 석사 학위 받아

권용
  • 입력 2021.08.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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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의 미용실 아줌마 설움 딛고 46세에 학업 시작
10개월 25일 만에 초중고 검정고시 차례로 합격
김천대에 이어 경북대 한문학과 편입 학점은행제 문학사 학위 취득
다시 경북대 대학원 한문학과 입학, 7년 만에 석사 학위 취득
‘진계 박재형의 해동속소학과 해동속고경중마방 연구’ 논문 통과
오는 8월20일 가족들의 축복 속에 생애 첫 졸업식 참석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무학의 미용실 아줌마가 못 배운 설움을 딛고 46세부터 학업을 시작한 후 경북대학교 한문학과 대학원에서 논문이 통과되면서 석사학위까지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사=고정숙씨 제공)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무학의 미용실 아줌마가 못 배운 설움을 딛고 46세부터 학업을 시작한 후 경북대학교 한문학과 대학원에서 논문이 통과되면서 석사학위까지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청주에서 인문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고정숙씨(60)는 한때 고향인 김천시에서 미용실을 운영할 당시 10개월 25일 만에 초중고 검정고시를 차례로 합격하면서 김천시가 선정한 ‘최단기 검정고시 합격’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적이 있다.

이어 김천대 실버케어보건복지과에 입학해서 공부를 계속 이어나갔고, 졸업 후 대구 경북대 한문학과로 편입해서 학점은행제를 통한 문학사 학위 취득, 다시 2014년 54살의 나이로 경북대 대학원 한문학과 입학 필기시험을 통과해 당당히 입학하였다.

그러나 대학원 졸업은 만만치 않았다. 석사 논문을 쓰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논문 표절 시비가 잇따르고 사회문제가 되면서 석사논문도 엄청나게 강화가 된 것이다. 2016년 대학원을 수료하고도 논문을 못 썼던 고씨는 지난해부터 코로나 여파로 고정적으로 나가던 김천과 청주교도소를 비롯한 인문학 강의가 줄줄이 취소되며 동기부여 강사로서의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참에 논문을 써서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논문을 써서 제출했으나 논문 심사위원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는 쓰라림을 겪기도 했다. 보완에 보완을 거듭해서 ‘진계 박재형의 해동속소학과 해동속고경중마방 연구’ 논문이 통과되어 드디어 오는 8월 20일 생애 첫 정규학교 졸업식이 예정되어 있다.

완성된 논문을 도서관에 제출하라는 지도 교수의 연락을 받고는 꿈만 같았다.

“환갑을 맞이한 저한테 그동안 많은 고생을 시킨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선물을 주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여서 너무나도 기쁩니다.”

공부를 하게 된 배경은 국립문화원연합회에 다니는 큰딸이, “엄마는 머리가 좋아서 금방 해낼 것”이라며 중입 검정고시와 고입 검정고시 책자 두 권을 사다 주면서부터 시작하게 된 것이다.

무학에서 탈출한 그녀는 본인처럼 배움의 기회를 잃고 공부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하면 된다!’라는 동기부여를 하고자 ‘쉰 살 미용실 아줌마 한문 선생님이 되다’라는 책을 출간했고, 어려운 한자를 쉽게 풀이한 ‘어? 한자가 재밌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명리학으로 풀어보는 내 삶의 내비게이션’, 등 그동안 총 3권의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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