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 음악통신 461] 그저 소개해 주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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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461] 그저 소개해 주니 고맙습니다????
  • 성용원 작곡가
    성용원 작곡가 klingsol@hanmail.net
  • 승인 2021.08.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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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우리나라 근대 5종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거머쥔 동메달리스트 전웅태 선수 그리고 한국 요트 사상 최고 성적을 낸 선수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김어준은 시종일관 웃음과 친근함으로 진짜 김어준이 몰라서 물어본 건지 인터뷰 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입장을 대변한 건지 모를 정도의 수준 낮은 질문으로 분위기를 유도하며 대화를 진행해 갔다. 세계 유명 국제 콩쿠르에서 9번이나 우승한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씨가 출연해 연주를 위해 조율을 미세하게 다듬자, "조율을 오래 하시네요. 시간이 별로 없어요." 하고 웃으며 재촉하고 이날치 밴드가 출연하자 밴드의 음악과 철학, 판소리의 현대화 등 이날치 밴드가 중점이 아닌 신변잡기식으로 진행했다. 어디까지나 김어준 입장에선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인간극장도 아닌 시사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예능으로 버무리면서 듣고 보는 자신의 시청자들이 궁금하고 좋아하고 편하게 즐길만한 수준으로 진행한 셈이다.

우리나라 올림픽 사상 근대5종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한 전웅태 선수와의 전화 인터뷰 장면, 사진 갈무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어준 나름대로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영역과 인물들을 소개해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요 영향력과 인지도가 큰 방송에서 일부러 코너를 할애해서 알리는 기회를 준 거니 출연자 입장에선 환영하고 감사하고 일이지만 아무리 선의라 할지라도 꼭 김어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문화예술 또는 상대적으로 마이너란 영역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무례와 무지'에 입각한 사고와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도 한국에서 음악 활동하면서 가장 힘든 점, 항상 부딪히는 벽이 대중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무지와 무례다. 더 나아가 인간관계에 대한 무례와 솔직함, 자유로움을 구분 못하는 자들과의 씨름에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한다. 모르면 가만히나 있지 자기들 기준과 취향으로 멋대로 평가하고 재단하면서 예술, 예술가들을 종속시키고 자기들 입맛에 맞게 조정하려고 한다. 돈 있고 권력 있다고 재는 거다. 어떻게 대우하고 예우해야 되는지 모르면서 알량한 몇 푼 안되는 돈과 쥐꼬리만한 권력으로 설치면서 그게 잘해주는 거요, 친근감의 표시요, 안타까움과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의 발로라고 멋대로 지껄이고 예술가들의 삶의 태도를 바꾸려고 한다. 필자를 비롯한 주변의 문화예술인들이 방송이나 유튜브에 초청되어 기껍고 고마운 마음으로 응했다가 도리어 그저 방송을 위한 하나의 부속품 정도 취급을 받아 불쾌했던 적이 왕왕 있었다. 존중받고 있단 느낌보단 그저 시간 때우기요 화제 몰이요 이슈 메이킹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진정성과 비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보단 시청률, 청취율 견인의 소모품의 역할만 충실히 하고 혹시 뭔가 문제가 생겨도 누가 하나 나서서 책임져 주지 않는 경우였다. 

더 놀라운 건 이런 김어준의 인터뷰 진행 방식을 지적한 기사에 달린 대중들의 댓글들이었다. 김어준에 대한 옹호와 지지가 90% 이상이었다. 도리어 기사를 쓴 기자를 '기레기'라고 욕하고 기자 스스로의 열등감의 발로요 김어준에 대한 질시와 질투로 치부하였다. 김어준같이 유명한 사람이 불러서 인터뷰를 해주었으니 도리어 감사해해야 하고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논리를 펼쳤다. 압도적인 청취율 1위인 프로에서 조명 받지 못하는 많은 예체능인을 출연시켜 그들에게 홍보의 장을 만들어 주고, 시청자들에게 그들의 특징을 각인시켜주는 김어준의 화법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기자는 아느냐! 비주류인 사람들을 노출 많은 곳에 일부러 초대해서 홍보해 주는 영향력 있는 사람을 별것도 아닌 일개 에디터가 대드느냐! 방송을 들어보면 그 진행 방식과 위트 전혀 권위적이지 않고 너무 띄우거나 격식을 갖추지 않은 완전 날것의 꾸미지 않는 재미있는 방송이었다는 저주와 광분의 배설이 넘쳐났다. 방송이나 인플루언서들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모르는 바가 아니요 그들을 통해 관심이 증폭되고 홍보를 해 새로운 팬들이 생겨났으니 좋은 일이지만 비평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선 긋기와 편 나루기 그리고 다시 한번 집단의 광기가 발휘되는 아고라에 공포심이 든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날치 밴드, 사진 갈무리: 김어준의 뉴스공장

물론 김어준이나 진행자들 입장에선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 만나고 써진 원고 읽는 것만도 벅차고 인간이기에 모든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잘못된 건 잘못되었다고 따끔하게 일갈하고 그걸 겸허히 받아들여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성장하는 게 또 인간의 기본 모습 아니겠는가. 김어준의 무례보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응원, 자신과 생각이 다르고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매도와 인신공격이 마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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