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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탐방기: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타인의 방'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1.08.0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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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부터 28일까지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에서 열려

서초구는 예술의전당 앞 지하보도를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로 꾸며 청년예술가들의 활동 기회와 주민들의 문화체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예술의전당 앞에 횡단보도가 생기면서 기능을 상실한 어두컴컴하고 인적이 드물던 지하보도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주민과 청년예술가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에서 8월 3일 오픈한 기획전 <타인의 방>을 방문하고 왔다.

예술의전당 지하보도를 재활용하여 탄생한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8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조유미 기획, 김송리 작가의 여름방학 특별기획전 <타인의 방>은 첫날 오후라 그런지 어수선했다. 아직 다 마무리하지 않은 듯한 입구에서부터 갤러리라 그러면 연상되는 차분하고 사색의 분위기보단 미술가들이 입주해서 작업하는 공방 또는 창작스튜디오 같은 부산함이 느껴졌다.

8월28일 토요일까지 이어지는 조유미 기획, 김송리 작가의 타인의 방

<타인의 방> 기획전의 주제와 오브제는 '재활용'이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다보탑과 같은 'Plastic ego'는 우리가 흔히 쓰는 커피전문점의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의 홀더였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뚜껑을 모아서 쌓은 것이다. 일단 다 차치하고 천 개의 일회용 커피 뚜껑을 수거한 그 수고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어떤 이는 일부러 유명 커피점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굿즈를 받기 위해 마시지도 않은 커피를 1000잔 이상 시켜 환경을 오염시키는 반면 어떤 이는 그렇게 소비된 일회용품을 모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으니 그 자체만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렇게라도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이 덜 방출되게 하였으니....

일회용 커피 뚜껑으로 만들어진 탑, Plastic ego

다음엔 비닐이다. 요즘은 많이 사라졌지만 가장 흔하게 어디서든 접할 수 있었던 그러면서 인간의 수명보다 더 질긴 생명력을 가진 게 비닐봉지였는데 그것들을 활용하여 'Plastic Bag'과 'Island"를 탄생시키며 재활용이라는 작업을 통해 지하보도에서 갤러리로 재탄생한 전시공간의 특성을 환기시킨다.

비닐로 만들어진 예술작품, Plastic Bag

갤러리는 이동공간으로서의 기능도 담당한다. 직업이 음악가다 보니 필연적으로 한 달에 최소 3-4번은 예술의전당을 가면서 왕복 8차선이 넘는 긴 횡단보도 더군다나 남부순환로를 건너기 위해선 일단 보도에서 섬으로 신호등이 없는 작은 횡단보도도 건너야 하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거 같다. 물론 음악회는 밤에 하고 갤러리는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11시부터 19시까지 문을 열기 때문에 꼭 미술작품 감상 목적이 아니더라도 지하 갤러리를 이용, 예술의전당으로 향한다면 안전은 보장된 셈이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푹푹 찌는 날씨엔 지하라서 시원함까지 더해주니 일석이조다. 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반포대로 쪽 입구에서 예술의전당 쪽으로 올라오기 전에 기대치도 않았는데 친근한 물건을 또 하나 대면하였다. 피아노다! 피아노의 존재 이유는 아리송하지만 분명 여러 각도에서 재활용한 거나 마찬가지다. 갤러리에서 피아노를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가서 막 치고 싶다.

갤러리 한켠에 놓여있는 피아노! 갤러리에서 피아노를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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