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듣그럽다
한나 둘 서이
또 한나 둘 서이만
그 많던 말 다 버리고
전복죽 냄새나 풍긴다
해도 달도 별도
아닐 기고
꽃피고 새 울고 시냇물 흐르는 건
더더욱 아닐 기고
옛날 아부지나 문딩이 강출이도
아닐 기고
아따, 담배 말요
바가지 말요
화투 말요
듣그럽다는데두
그럼 그년! 말요
맞댄다 맞댄다
활활 아궁이에 불 때듯 눈을 하고
손뼉 치며 글썽,
눈물 한 방울 맹글은 채
시작 메모
어린애와 같아지길, 더 나아가 갓난아기와 같아지길. 가고 싶은 곳 무턱대고 가다니 얼마나 좋을까. 세상은 온통 아버지 같은 사람들 어머니 같은 사람들, 아들 딸 친구 애인 같은 사람들, 마침내 바람 구름 새 나무 같은 이들. 주면 주는 대로 주워 먹으면 될 뿐. 에걔, 땡전 한 푼 없는 완전한 시간이 오겠네. 바야흐로 그분께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완전하고 순수한 시간이 오겠네. 그런데 그때가 되면 조금은 추우려나, 조금은 배 고프려나. 그리움이나 외로움, 마음 속 약간의 미움 이런 것들은 어째 좀 남아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