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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제비

김문영 글지
  • 입력 2021.07.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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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흥부에게 복을 듬뿍 안겨주고

놀부에겐 벌을 주었던 민족의 새

서울에 살 땐 볼 수가 없어서 멸종된 줄 알았다

산촌에 살다보니 반갑게 찾아오는구나

제비야 반갑다

전염병 환경오염

인간들의 탐욕으로 인한 여러 재앙들이 몰아닥쳐도

꿋꿋하게 버텨내고 살아줘서 고맙다

처마 밑을 기웃거리며 몇 해나 고민하더니

집을 짓고 알을 낳는구나

새끼를 네마리나 부화했네

제비야 고맙다

탐욕의 무리들이 넘실거리는 도시는 네가 살 곳이 못된다

나랑 처연하게 여기서 살자

인간에겐 불편한 것이 많은 곳이지만

먹구름 몰려와도 바람불면 흩어지고

비바람 몰아쳐도 끝내 햇빛을 없애지는 못하나니

제비가 살기는 그런대로 괜찮은 곳이다

내려놓고 비우는 연습을 하기에 여기보다 좋은 곳은 없나니

제비 너도 욕심부리지 말고 여기서 한세상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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