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그리고 세월호
그날도 평소와 다름 없었다.
플로리다 다운타운을 벗어난 지하철은
내 마음처럼 무심히 앞으로 갔고
나는 지하철 객차처럼 아무 생각 없이 마이애미로 향했다.
그 날은 기분이 매우 업되어 있었다.
내년에 고3이 되고 아마 이 여행을 끝으로 입시전쟁의 전사가 될 것이다.
300여명의 설레는 마음이 모여서인지
연안부두 잔잔한 물결에도 배는 더 출렁거렸다.
죽음은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죽음의 시각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지만
마이애미의 죽음과 세월호의 죽음은 인생이라는 x축에
억울함이라는 y축이 만나는 변곡점이 아니다.
인간, 그 더러운 탐욕이
생떼 같은 아이들을 영원히 보지 못하게 만들었고
모두가 잠든 새벽에 그들의 포근한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간 것이다.
그 빌어먹을 인간의 더러운 욕망이 적재함에 넘쳤고
아파트 기둥을 부식시켰다.
언제까지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가는 주검을 방치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