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라디오에서 Tchaikovsky의 June (Barcarolle) 음악이 반복적으로 자주 나오던 6월도 벌써 끝자락이요 3일만 지나면 2021년의 반이 지나가는 세월의 무상함.....<사계>라고 하면 비발디를 떠올리지만 차이코프스키와 글라주노프의 <사계>도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4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표현한 4계가 아니고 1월부터 12월까지 각 계절에 따른 특징과 감성을 피아노 소품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1875년 당시 음악잡지 노벨리스트(Nouvellist)의 편집장이었던 니콜라이 베르나르드는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한 곡씩 계절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시를 선택해 작곡을 의뢰하였다. 1년여 기간 동안에 작곡하면서 각 소품들마다 러시아 특유의 민속적 선율과 슬라브의 정서가 깊게 배어있는데 우리와 위도가 같은 이탈리아 비발디와는 다르게 북반구의 1년이 펼쳐진다. 사회주의 혁명 이전의 러시아는 구력(舊歷)을 사용했기 때문에 현재의 달력과 약 12일 정도 차이가 난다. 즉 오늘의 6월 28일이 그때는 7월 10일인 셈이다. 그러니 오늘날의 계절 감각과 삶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
각 달의 부제는 다음과 같다.
1월 - 난롯가에서, 2월 - 사육제, 3월- 종달새의 노래, 4월 -아네모네
5월 - 백야, 6월 - 뱃노래, 7월 - 수확의 노래, 8월 -추수
9월 - 사냥, 10월 - 가을의 노래, 11월 -트로이카, 12월 - 크리스마스
피아노곡이지만 관현악으로 편곡된 것도 많이 연주되는데 6월의 <뱃노래>는 즐거운 느낌보다는 다소 우울하고 쓸쓸하다. 일단 6월 작곡을 위해 건네준 프레시체에프의 시는 해안에서 발을 간질이는 파도와 하늘 위에서 반짝이는 별에 대한 짧은 내용으로 4행시로 다음과 같다.
듣고 있으면 자연스레 멘델스존의 <무언가>에서의 '베니스의 곤돌라'가 연상된다. 두 곡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없다. 둘 다 바카롤 양식인 걸 빼고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굳이 언급하자면 화려한 3D 그래픽이나 현란한 영상물이 아닌 4B연필로 담담히 물가의 캔버스를 그린 그림처럼 담백하고 간결하다고나 할까..... 그리고 아련하다....
깊은 산속에 꿀 둥지를 먹고사는 엄마 곰과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조그마한 아기곰 두스. 엄마 곰은 나무의 뿌리를 파고 그곳에서 나온 벌들을 쫓아내면서 꿀을 캐서 아기곰 두스에게 먹여주다가 산꼭대기에서 굴러온 돌무더기와 큰 바위에 엄마 곰이 깔려 죽는다. 작은 두스에게 큰 바위는 너무 무겁다. 엄마 곰을 구해야만 하기 때문에 혼자 이리저리 힘을 주어 옮기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죽은 엄마 곰 옆에 누어서 흐느끼면서 밤을 보낸다. 그 사이에 나오는 음악이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중 6월 ‘뱃노래’이다. 장 자크 아노 감독의 프랑스 영화 ‘베어(L'Ours, The Bear)’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