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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 10

윤한로 시인
  • 입력 2021.06.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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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치료

 

 

 

마지막은 우리 모두 한바탕 웃는 일이다

그러나 잘 못 웃어

여러 사람 앞에 끌려 나가는 불상사가 없도록

푸헤헤헤 억지로라도 크게 더 크게

발을 동동 구르고

두 팔을 높이 치켜들고

저것 봐 저것 좀 보아 손뼉 치며

벽을 때리며 하염없이 쓸며

배를 부여잡으며

일그러진 얼굴로 씁쓰레한 얼굴로

더욱더 찌푸린 얼굴로 몹시 불유쾌한 얼굴로

이를 악문 얼굴로 복수에 불타는 얼굴로

이제야 비로소 삶의 그 깊은 본질을 파악한 듯

허무의 극에 달한 얼굴로

멸치 콩나물 대가리 같은 얼굴로

뜯어보니 웃음이란 웃음은 몽조리 잃어 버린 얼굴로

, 강의실이 떠나가라

우리 모두 미친 듯 웃으십니다 걀걀골골

 

 


시작 메모

이제 하느님께서 물으시니 대답해 드려야 한다. 이 세상에서 좋았다는 건 오직 가끔 울었다는 그것이라고라는 뮈세의 시는 굉장히 좋다. 마음을 울린다. 시인들은 기쁨과 슬픔 중에 슬픔을 선택한다. 웃음보다 눈물을 선택한다. 기쁨, 웃음 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슬픔, 눈물 들 속에는 삶의 진실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리.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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