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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429] 콘서트 프리뷰: 김성재 귀국 피아노 독주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1.05.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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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려

광주에서 태어나 만 13세에 독일로 건너가 독일에서 학사, 석사와 최고연주자과정까지 마치고 귀국한 피아니스트. 오늘 5월 3일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과 5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의 총 2회에 걸친 귀국 독주회로 본격적인 국내 신고식을 하는 피아니스트 김성재는 만 16세에 독일로 건너간 필자와 대동소이한 이력을 지녀 더욱더 눈길이 간다.

김성재 귀국 피아노 독주회 포스터 

만 13세였으면 중학교 1학년이었을 터. 뛰어난 기교와 음악성의 월드 클래스 수준의 젊은 한국 남성 피아니스트 천지여서 '조기영재교육'이 특별한 것도 없는 세상이지만 무슨 연유가 되었든 간에 어린 나이에 고향과 고국을 떠나는 건 고생이다. Carl Dörken 장학재단, 독일 연방 음악 장학재단(Deutsche Stiftung Musikleben) 그리고 Anna Ruths 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 음악대학교 예비학교 입학 및 동대학(Hochschule für Musik und Darstellende Kunst)에서 쭈욱 수학했다. 그뿐만 아니라 남다른 학구적인 열정으로 독일에서의 학업 중 동시에 세계적인 권위의 이탈리아 이몰라 피아노 아카데미(Accademia Pianistica Internazionale “Incontri col maestro” di Imola)에서 Artist Diploma 학위를 취득하였다. 독일 청소년 연방콩쿠르 1위, 독일 DAAD 장학 재단 콩쿠르 1위, 영국 국제 맨체스터 협주곡 콩쿠르 2위, 독일 스타인웨이 Förderpreis 수상, 스페인 마리아 카날스 국제 피아노 콩쿠르 Diploma, 폴란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Diploma, 프랑스 Montrond les Bains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일본 센다이 국제 피아노 콩쿠르(Semi Finalist), 독일 하노버 국제 쇼팽 콩쿠르 2위를 차지하는 등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으며 국내에서는 오디션을 통해 광주 문화예술회관 금호 영재콘서트로 데뷔하였으며 독일 한독음악제 독주자로 선정되어 연주하는 등 한국과의 끈도 놓지 않고 지속하였다.

피아니스트 김성재 이력과 프로그램
피아니스트 김성재 이력과 프로그램

이번 귀국 독주회에서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을 필두로 스카틀라티의 3개의 소나타와 쇼팽의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大 폴로네이즈>, 멘델스존의 2개의 <무언가>를 거처 슈만의 <교향적 연습곡>으로 大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런 곡들을 무대에 올리면서 김성재는 음악의 수사적 표출보다는 철학적 수리와 사고를 표방하는 질문과 토론의 나라 독일에서 성장하고 수학한 사람답게 음악의 정면(正面)으로 이면(裏面)을 통찰하길 바란다. 즉 겉으로 보이는 화려하고 현란한 퍼포먼스 말고 그 안에 담긴 음악의 깊이와 의미를 교감하고 알아주길 바라는 메시지다. 그런 너무나 당연하고 본질적인 접근과 희망은 음악시장이 전무한 한국에선 더욱더 필요하겠지만 김성재 본인에게는 외로운 고립 속에 빠져 고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음악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 주기 위해 작품 본연에 집중한 구도자(求道者)의 길은 연주자라면 숙명이요 그게 한국과 전혀 다른 독일이라는 나라와의 차이이자 한국인으로서의 이방인이요 평생 타자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길을 중재해야 하는 다른 문화에서 성장한 사람들의 운명이다.

피아노를 통해 오케스트라를 표출하고자 했던 욕망, 슈만도 그랬다. 어찌 보면 무모하고 과욕이지만 그게 또 젊음의 상징이요 특권이다. 슈만의 초월적 의지로 <교향적 연습곡>이 만들어졌다. (물론 그런 슈만 특유의 창조력과 개성으로 인해 슈만 자신이 일상에서 잃은 것도 너무나 많았지만) 이런 곡을 칠 수 있고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자체도 젊음의 특권이요 현재 누릴 수 있는 성취다. 지금 바로 눈에 보이고, 지금 바로 귀에만 들리는 그 일반적인 일차원적인 현상이 아닌 격물치지(格物致知)의 경지를 추구하는 김성재의 연주를 꼭 들어봐야겠다. 오늘 3일은 고향 광주의 관객들이 먼저 접할 텐데 13일 목요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은 간다. 광주가 고향이고 비슷한 유학 패턴을 띠지만 필자와 김성재의 큰 차이가 있다. 필자는 그나마 선화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선화예고 1학년 재학 중 한국을 떠났다. 김성재가 가지고 있지 않은 한국 활동에서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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