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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말끝마다 권력을 입에 담는가, 지은이 임철의

정문섭 전문 기자
  • 입력 2021.05.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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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함부로 하지마라

當付는 신신당부 申申當付의 준말로 말로써 어찌하라고 단단히 부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付에는 따라 붙다의 의미도 있어 스토킹 하듯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잔소리하는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낱말이 신신당부이다. 그래서 당부에는 할머니의 노파심이 들어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 당부이다.

당부는 사적인 영역에서 윗사람에게 결코 할 수 없는 윤리적 도덕적 행동규범을 강조하며 따르도록 권고할 때에나 어울리는 낱말로 무시할 수 없기에 사실상 명령에 가까운 어조라고 강조한다. 요즘은 윗사람이라고 당부질을 하다가는 꼰대소리 듣기 안성맞춤이다.

당부보다는 부탁이 낫고 부탁보다는 요청이라고 해야 한다.

시키다는 우리말을 병들게 하고, 우리의 정신을 병들게 한다.

병든 정신이 말을 병들게 하는 악순환을 부추기고 있다.

언어 갑질, 언어폭력이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심성을 황량하고 병들게 만든다. 스스로 폭력배가 되어버린 언어를 바로 잡는 일은 대증요법이 아니라 뿌리 자체를 뽑아내는 근본대책이어야 한다.

이 책을 읽노라면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자각이 저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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