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는 길>
어느 누구도 날더러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다
허름한 산촌에 내려가 살라 하지 않았다
장인 장모 모시고 살자는 아내의 간절한 소망과
언제나 고마운 벗 윤시인의 귀향에 화들짝 놀라
저지르고 보자 도망치듯 청산한 도시생활
배반과 배신이 춤추는 도시
진실과 정의를 왜곡하는 선택적 억압이 난무하고
진짜 진실과 정의는 얄팍한 생각에 마구 베이고 찔리는 정치
둘 곳 없는 마음 추슬러 자리잡은 산촌
진돗개 구름이와
별과 달 풀 나무 새 꽃 돌 땅 작물 바람과 함께 산 4년
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넓어지듯
처음 가는 이 길 낯설긴해도
모든 것을 용서하는 자연에 안기면
산길 걷는 걸음마다 불끈불끈 힘이 솟는다
산촌은 비록 불편하지만 자연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