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푸레
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나 나무의 말 들었네
나무 나의 말 들었네
시작 메모
‘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는 나무가 우리에게 건네는 말 한 자락이다. 그대 내게 (오기 먼저 나 그대에게) 가고, (또) 나 그대에게 (가기 먼저 그대 내게) 오는 것이다. 그 나무 곧 물푸레나무다. 뿌리로 골짜기 물을 빨아들여 돌 틈 속 줄기를 키우고, 마침내 뻐드러진 억센 가지 한 끝 굽히고 굽혀 물속에 드리운다. 다시 그 물 온통 맑푸르다. 그러나 그 물푸레 해거름녘 물푸레이어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