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
매화꽃 보러 갔어요
때 이른 봄인지 매화는
나뭇가지에 오종종 매달려 있더군요
한 사나흘 뒤에 왔더라면
활짝 핀 홍매화를 보았을텐데...
대나무 서걱거리는 양지바른 곳에서
대추차랑 쌍화차를 마셨지요
홍매화 가득 핀 달 밝은 밤에
달은 매화나무 가지에 걸리고
미지근한 물에 홍매화 한 송이 띄워
달빛에 스민 매화차 조금씩 마셔 보았으면...
아쉬움은 추억으로 마시고
그리움은 꽃으로 피고
바람 불지 않아도 꽃향기는 뜰 안에 가득하고
향기에 젖은 내 옷에도 매향이 스미고...
달빛에 젖은 꽃잎 속에는 봄볕도 담기고...
화사한 홍매화는 머지않아 시나브로 지겠고
한 사나흘 뒤에 다시 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