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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408] 한국계 미국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그래미상 수상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1.03.17 09:37
  • 수정 2021.03.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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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3)이 15일(한국 시각)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클래식 기악 독주(Best Classical Instrumental Solo)’ 부문을 수상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시상식 영상에서 "오늘은 비올라에 위대한 날이다. 전 세계에 잡혀있던 공연이 줄취소되고 실망스러운 일들이 거듭되는 등 모든 음악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힘든 시기에 어두운 터널의 끝에서 한 줄기 햇빛을 본 마냥 기쁨의 감정을 억누를 수 없다. 오늘은 비올라에게는 위대한 날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05년과 2010년에 이은 세 번째 후보 지명 끝에 받게 된 이번 상에 가족과 자신이 멤버로 있는 타카치 4중주단에 감사한다고 말하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그래미상 최우수 기악독주 부분에 선정되어 수상소감을 밝히는 리처드 용재 오닐, 사진 갈무리: 유튜브 Recording Academy / Grammys 

리처드 용재 오닐은 6·25전쟁 직후 미국에 입양된 전쟁고아이자 어릴 적 뇌 손상으로 정신 지체 장애를 지닌 미혼모의 아들이다. 다섯 살 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워싱턴주 시골 마을에서 TV 수리점을 했던 아일랜드계 미국 조부모가 용재 오닐을 돌보면서 양할머니가 10년간 그의 레슨을 위해서 왕복 200㎞를 손수 운전하면서 정성을 쏟았다. 그의 중간 이름 용재(勇才)는 ‘용기’와 ‘재능’을 의미한다. 그의 스승인 줄리아드 음악원 강효 교수가 용재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2004년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된 그의 남다른 인생 역경을 안다면 강효교수가 작명가로 나서도 될 만큼 참으로 적절한 이름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삶에서 용기와 재능은 떼려야 땔 수 없었으니까....

리처드 용재 오닐의 그래미상 수상작은 그리스계 미국 작곡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54)의 비올라 협주곡으로 데이비드 얼란 밀러가 지휘하고 얼버나 심포니가 연주한 음반이다.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 협주곡은 2001년 9·11 테러 전후에 작곡해서 슬픔과 위안 등을 담은 4악장 형식 30여 분 길이의 작품이라고 한다. 악장별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으니 들을 수 있다.(독자들의 요청이 있을시 작품과 음원 리뷰를 게재하겠다.) 간과하면 안 되는게 이 음반에는 테오파니디스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그 곡의 솔리스트는 누군지 아는가? 역시 한국계 미국 바이올리니스트인 김지연 (Chee-Yun)이다. 

스승 강효 교수가 창단한 실내악단인 세종솔로이스츠의 단원으로 한국 활동을 시작하면서 비슷한 연배의 동료들과 함께 실내악단 ‘디토 앙상블’을 창단해 클래식계의 아이돌스타로 떠올라 그래미상까지 수상한 리처드 용재 오닐. 다만 수상자 호명 시 그의 중간 이름이기도 한 '용재'가 빠지고 음반에도 기입되어 있지 않다는 점인 한국 사람으로서 아쉽다.

매년 팝과 록, 재즈와 클래식 등 80여 개 분야에서 시상하는 그래미상은 소프라노 조수미(1992년 최고 오페라 음반), 음반 엔지니어 황병준(2012년과 2016년) 등이 클래식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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