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아파트 경비원 16명 전원 실직 위기에 처해
경비원들 입주민들에게 직접 호소문 게시에 주민들 격려쪽지 붙어
안양시 주택과는 입찰사업자 선정에 문제 있다는 민원이 있어서 확인중
가장 취약노동자인 경비원들 이례적인 집단행동으로 주목
24일 오전9시 안양시 S마을 DH아파트 경비원들 모두가 관리사무소에 모였다. 이 아파트에 근무하는 경비원 16명은 3월1일부터 계약기간이 시작되는 새 K경비용역업체로부터 채용이나 고용승계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들은 바가 없다면서, 극도의 실직 공포에 떨다가 집단으로 용기를 내어 이날 자기들의 고용승계 여부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모였다고 한다.
이들은 약 2시간20분동안 관리사무소에 머물면서 N관리소장에게 새 K용역업체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N관리소장은 자기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고 아무런 권한도 없어서 아무런 약속도 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항의하던 경비원들은 11시20분경 업무로 복귀했고, 주민들을 상대로 “도와주세요, 우리는 일하고 싶다, 왜 전원 해고를 하는 지 이유라도 알고 싶다”라는 호소문을 작성해서 각동 현관,게시판,엘리베이터 안에 붙였다. 경비원들은 모두가 단결하여 각 동대표들과 입주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공동행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 아파트에서 약20년 근무한 한 경비원의 말에 따르면, 그동안 경비용역업체가 4번이나 바뀌었지만 고용승계가 원만히 잘 이루어져 왔고, 최근까지도 입주민과 경비원 사이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서로 관계가 매우 좋았다고 한다. N관리소장도 본 기자에게 경비원 전원을 고용 승계하지 않을만한 특별한 문제를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새 K용역업체 K전무는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분위기을 만들기 위해서 기존 경비원 전원을 고용승계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는 입주자대표회의와 무관한 회사의 독자적 결정이고, 법률상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을 하면서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안양군포의왕과천비정규직센터와 경기중부아파트노동자협회(상임대표 임정옥)는 이 사안을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노동자인 경비원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매우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보고, 협회 차원에서 시민사회노동계와 연대하고 주요 언론사의 협조를 얻어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또한 경기도 노동국장과 안양시장에게도 요청하여 강력한 행정지도를 요청하기로 했다. 3월1일 새로운 경비원들이 오기 전에 최대한 집중해서 해결을 시도해 보겠다고 한다.
안양시 주택과는 입찰공고에 제시된 산출내역서 기준이 적합하지 않다는 민원이 제기되어서 관리사무소에 공문믈 보내서 입찰사업자 선정관련 자료 일체를 요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25일 조광희 도의원과 안양시 주택과장이 경비원과 새 용역업체 회의에 참석해서 중재를 시도했으나 새 용역업체는 경비원 전원 교체에 대한 입장을 유지했다.
경비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 데도 전원을 고용승계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단결하여 공동행동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경비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용기있게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서, 새로운 사회적 이슈로 많은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