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T&AG 7] 임수진 개인전 2월 16일 화요일부터 22일 월요일까지 열려
서초동 대로변에 있던 갤러리 너트가 2월 2일자로 안국동 윤보선길 27로 이전, 그 첫 전시회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재학 중이며 2017년 갤러리 너트, 너트 프라이즈 수상 작가이기도 한 임수진의 '홍차와 마들렌'이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전시명 ‘홍차와 마들렌 (The black tea & madeleine)’ 은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7.10~ 1922.11.18)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소재로, 소설 속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 조각을 머금는 순간 유년의 기억을 환기하는 유명한 에피소드로 유명하다. 소설 속 마르셀이 되찾은 과거는, 실제로 존재했던 과거 그 너머에 있는, 한없이 깊고 먼 과거이다. 현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과거도 아닌, 우리의 지각이 한 번도 체험해 보지못한 그런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순수 과거인데 언제나 있었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했던 풍경의 재발견이 이번 전시회의 키워드가 아닐까싶다.
이는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의 자연적으로 기억되는 참된 기억 이미지인 ‘순수 기억’의 개념으로 홍차와 마들렌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에 공존하는 감정적 유사성으로 부터 발생되는 희열, 즉 ‘비자발적인 기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이 번 전시의 작품들은 ‘무의식적 기억 (비자발적인 기억)’으로 부터 출발한다. 기억은 과거의 일을 되새기거나 회상하 는 능동적인 활동이 아니라 분명히 경험했음 에도 불구하고 기억되지 않은 것, 기억할 수 없는 것, 망각되었던 것이 불현듯 드러나는 것을 의미한다. 우연에 의한 기억의 발견, 그리고 이러한 발견을 통해 과거의 그 시점을 통과할 당시에는 미처 알 수 없었던 사건의 의미가 총체적으로 밝혀지는 순간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임수진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또한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일상에서 기억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작은 경험 하나 속에도 얼마나 많은 의미들이 담겨 있는지 이야기하며 삶의 실제 모습과 의미를 포착하기 위해 기억을 매개로 기억의 중심과 주변을 재구성한 전시회다.
갤러리 너트가 서초동에서 안국동으로 이전하고 첫번째 열리는 이번 전시회를 방문하기 위해선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 하차, 1번 출루고 나와 덕성여자고등학교 쪽으로 조금만 걸어올라가면 된다. 번다하고 비싼 강남의 금싸라기 법조단지 땅에서 양반들이 모여 살던 한국 전통의 거리에 새둥지를 튼 것이지만 어파치 지하철 3호선을 타면 30분 거리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평일은 10시에 개장, 오후 6시30분에 문을 닫고, 토일요일은 12시부터 6시까지 오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