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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돌부리

김문영 글지
  • 입력 2021.02.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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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리>

 

산길 걷노라면

바위에 걸려 넘어지진 않는다

돌부리에 걸렸을 때 넘어진다

겨우내 언 길 녹으면서 눈 속에 숨어 있던 돌부리 드러난다

걸려 넘어지지 않으려 조심조심 걷는 길

속도 늦추고 심호흡 크게 하고 흐린 하늘 쳐다본다

입춘은 지났지만 바람 아직 차갑다

봄이지만 봄이 아닌 날이 이어지고

코로나19 위기도 계속되는데

넘어뜨리려는 돌부리 무수히 생기고

미끄러뜨리려는 녹지 않은 얼음길도 남아

위태로운 산길

너무 빨리 변하는 세상 디지털 스마트를 노래하고

넘어지고 깨어지더라도 달리기를 강요하는 자본주의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욱 부자되는 양극

혼란스런 세태 외로워지는 일상

힘겨운 시간 딛고

오늘도 굳세게 살아낸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돌부리 걸려 넘어지지 않으려는 단단한 어깨동무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더 멀리 간다는 신념

공허한 메아리되어 산기슭에 부서지는 시간

숨어 있던 돌부리 새롭게 얼굴 내미네

넘어지지 말아야지

떼놓는 걸음마다 땀이 흥건하게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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