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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칼럼 淸風明月]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와있나

김문영 글지
  • 입력 2021.02.10 17:54
  • 수정 2021.02.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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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명령한 과제 성실히 수행해야 올바른 민주주의

외세에 의해 분단된 한 쪽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와있나.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는 적폐의 민낯을 보면서 우리의 민주주의가 도대체 어디까지 와있는지 궁금하다. 적폐의 민낯은 좌와 우, 여와 야,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않고 나타난다. 특히 권력층 힘 있는 세력들에게서 치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속설을 넘어 진영에 관계없이 분열하고 부패한 모습이 현실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최근 국회로부터 탄핵을 받은 부장판사와 대법원장 간의 녹취 파문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사법부의 수장이 거짓 해명을 하고 수장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해 자신의 거취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폭로한 사실은 그동안 우리가 신성시해왔던 사법부의 썩은 민낯을 고스란이 드러냈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데 가장 정의로워야 할 사법부의 중심인 대법원장과 부장판사의 민낯이 이러하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서 있는 자리는 대체 어디인가.

공정과 정의와 위엄으로 판시해야할 사법부가 거짓말하고 정치권 눈치보고, 몰래 녹음하고 협박하듯 폭로하면서 시정잡배는 물론이요 동네 조폭들의 영역 다툼을 벌이는 것 보다도 못한 상황을 연출하여 몹시 당황스럽고 참담하다. 현실은 이제 상대방 말은 아예 믿지못하고 일단 녹음 버튼부터 누르고 이야기하라는 불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살아 있는 나날이 답답하기만 하다.

적폐의 그늘이 드리워진 곳이 비단 사법부 뿐이랴. 검찰 언론 정당 종교 교육 문화 의료 체육..... 곳곳에서 독버섯처럼 불거져 나오고 있다.

정의의 파수꾼이어야할 검찰은 스스로 괴물이 되어 진실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검사의 우두머리는 스스로 의롭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이 의롭지 못함에 대해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오히려 착한 사람을 미워하고 그를 박해하려 한다. 정작 수사하고 기소해야 할 것들은 내팽개치고 수사거리도 되지않고 기소는 더욱 가당치않은 사안들을 붙들고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100년 동안이나 민족을 괴롭혀온 민족 반역지 조선•동아일보를 비롯 극우 편향의 언론사 기자들은 옳고 그름을 가리려 하지 않고 오히려 권력과 부를 가진 세력에 추종하여 옳지 않은 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옳지 않다고 하며 때때로 가짜뉴스까지 만들어 내며 세상을 속이려 든다. 국민들로부터 '기레기'(기자쓰레기) '기더기'(기자구더기) 소리를 들으면서도 진실과 정의를 내팽개치는 모습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목사들 일부는 예수님을 팔아 이 땅의 부귀영화를 도모하려 든다. 가난한 자들을 긍휼히 여기기는커녕 심지어 그 모은 교회재산을 자식에게 세습하려 든다. 본래 신앙의 참 뜻을 전파하려 하지않고 시위 현장에서 헌금을 모금하는 행위를 보노라면 그야말로 말세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소위 미투운동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 혼란스러워 국민들을 몹시도 당혹스럽게 한다. 서울특별시 시장을 죽음으로 내몰더니 하나밖에 없는 진보정당으로 여겨지던 정의당 대표까지 사퇴시켰다.

일부 의사들은 가슴 따뜻한 것보다 머리 똑똑한 것을 내세우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고 더 많은 대우를 받기 위해 맹렬히 싸웠다. 응급실에서 죽어가는 사람들마저 내팽개치고 기자회견장에 나가 스스로 머리를 짓찧고 드러눕는 행패를 부렸다. 공공의대 설립은 의료 공영화를 통한 국민건강을 위한 사회 국가적 중요한 정책이었다. 의사집단은 이해관계자가 아니다. 지독한 이기주의에 물든 이익집단일 뿐이다. 매달 건강보험료 꼬박꼬박 내는 국민이 이해관계자다. 공공의료 하자는데 왜 이익집단 허락을 받아야 하나.

일부 일탈한 신앙인들을 필두로 태극기와 성조기와 이스라엘기를 휘두르며 확증 편향으로 정부를 비난하는 극단적 우파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아직도 마르크스 논리로 철저히 무장하고 교조적 세계관에 갇혀 자신과 다른 주장을 맹렬히 비난하는 극단적 좌파를 바라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성적 차별 구조로 환원시켜 타인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조롱하는 극단적 페미니스트를 보는 일은 삶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들게 한다. 극단적 부류들의 공통점은 확증편향과 편견에 갇혀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옳고 정의롭다고 으스대는 독선적 태도다. 자신의 믿음과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과 행동에 대하여 서슴없이 퍼붓는 광기어린 저주와 경멸이다. 이들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소통을 우선하지 않는다. 자기 신념을 무조건 강요하고 대화를 협박으로 변환한다.

극단주의자들의 경거망동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아무리 확고한 신념도 결국 사람을 향해 있어야 한다. 확증편향과 편견에 갇혀 있는 극단주의자들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다. 자기만의 극단적인 이데올로기에 매몰돼 표정이 쓸데없이 비장하게 굳어 있다. 기쁨과 슬픔의 감정이 스며들 여지가 없다. 증오와 분노만 분출하여 인간성을 파괴한다.

다들 명분과 이유가 있겠지만 싸움을 하는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진흙 구덩이에서 얼마나 지저분한 싸움을 하고 있는지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서 보거나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더러운 모습들이 한 눈에 드러난다. 그런 모습을 보면 부끄러워서라도 다시 싸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거나 최소한 드러내 놓고 싸우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더러운 싸움이 대한민국 내에서 너무 쉽게 벌어진다. 우리사회가 자기성찰이 없는 막장 사회로 달려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여기서 잠시 2016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적폐청산,평화,번영,통일을 외치며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나와 촛불을 밝혔다. 촛불 시위는 겨우내 계속되었고 이듬해 봄 마침내 정권을 바꾸는 혁명을 달성했다. 2016년12월9일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하여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가결시켰다. 1차 촛불혁명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다. 이름하여 촛불혁명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피 한방울 흘리지않고 오로지 촛불의 힘으로 정권을 바꾸는 촛불혁명의 가슴 벅찬 순간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 혁명은 임무 완수를 하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촛불의 목표는 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이었다. 그러나 첫번 째 목표인 적폐청산이 이뤄지지 못해 극심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적폐에 대하여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으로 풀이한다. 청산에 대하여 '과거의 부정적 요소들을 깨끗이 씻어버림'으로 풀이한다.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페단, 과거의 부정적 요소들을 깨끗이 씻어버리는 것이 적폐청산이다.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은 촛불 민심을 받들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북미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적폐들의 난동이 이어지고 정부와 여당은 난동을 진압하지 못한 채 겸손과 협치를 내세우며 엉거주춤, 부화뇌동, 좌고우면, 우유부단, 기회주의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촛불이 명령한 내용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채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 교육개혁, 의료개혁의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적폐들의 난동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답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임이 하늘을 찌르는대도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 평화 번영 통일의 나머지 과제들은 언제 실천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지혜롭고 성숙한 국민들은 촛불의 꿈을 달성해달라는 의미로 180석이라는 거대한 국회 의석을 몰아주며 정부와 여당에 촛불혁명의 완성을 요구했다. 개헌을 제외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챙겨줬는데도 돌아오는 것은 배신과 배반의 결과물이다. 180석이나 밀어줬는데 적폐청산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 추운 겨울 광장에서 촛불을 감싸안던 모습들이 측은해진다. 촛불의 꿈은 이대로 꺼지고 마는가. 국민들의 걱정이 점점 커지고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만 간다. 이름만 바꿨지 적폐의 세력으로 그대로 남아 있는 국민의 힘은 국민의 짐으로 조롱받으며 해산을 요구받고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도대체 어디에 와있는가. 상식이 존중되는 민주주의는 정착할 수 없는 것일까. 지금의 모든 극단주의를 파괴하고 공동체의 공동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세력의 등장은 요원한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와있나. 촛불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짙은 안개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의 촛불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달릴 때 올바른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와있나. 촛불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짙은 안개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의 촛불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달릴 때 올바른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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