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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384] 콘서트 프리뷰: KBS교향악단 제762회 정기연주회 '로맨틱 윈터'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1.02.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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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 목요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입춘을 하루 지나 4일 목요일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새해 첫 정기연주회를 위해 스페인의 지휘자 안토니오 멘데스와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입국하여 현재 자가격리 중이라고 한다. 지난 12월 발표한 2021년 시즌 출연진은 최대한 변경 없이 유지하되 입국 후 악단과의 연습 사정을 고려해 프로그램은 변경되었다.

2월 4일 목요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틀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제762회 정기연주회 '로맨틱 윈터'

그럼 도대체 어떻게 바뀌는 것일까? 사실 에리히 코른골드의 바이올린협주곡과 라흐마니노프의 2번 교향곡이 적힌 KBS교향악단의 2021 프로그램을 엊그제 예술의전당에 가서 발견하고 읽은 순간 구미가 확 당겼다. 코른골드라니? 한국에서 정말 듣기 힘든 20세기 초 모차르트에 버금가는 음악의 신동이자 클래식과 영화음악과 같은 실용적인 영역을 다 아우는 대가가 아닌가! 무조건 가서 실황으로 접해야 하는데 거기에 '로맨틱 윈터'라는 부제가 정말 잘 어울리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까지 올겨울 이만큼 달콤한 공연 프로그램도 없다. 그런데 멘델스존의 바이올린협주곡과 슈만의 교향곡 3번으로 변경되었다. 물론 두 곡 역시 언제 들어도 좋은 불세출의 명곡이요 섭섭지 않은 선물꾸러미지만 희귀성 면에서는 흥미가 반감된다. 애플은 애플대로 삼성은 삼성 대로 다른 맛이 있는데 처음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기대감으로 며칠 몇 날을 뜬눈으로 밤을 새운 사람이 최근에 출시된 S21대신 공장의 사정으로 출고가 안돼 S20를 받은 느낌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이름에 피(Pi)라는 중간 이름이 들어가 의아했는데 유명한 시인 피천득의 외손자라고 한다. 스테판 피 재키브가 연주할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이야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베토벤, 브람스, 차이콥스키, 시벨리우스 같은 다른 명 바이올린 협주곡과는 다르게 마단조의 조성을 택한 우아하고 애상적으로 시작하여 화려하고 발랄하게 마무리되는 유명한 작품이다.

독일 동부의 드레스덴에서 서부의 뒤셀도르프로 워프해 마지막 4년 동안 창작욕에 불타 광적인 혼이 넘치는 걸작들을 토해낸 로베르트 슈만. 그 대표적인 작품이 슈만 나이 40세, 뒤셀도르프 시립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부임한 후 작곡한 3번 교향곡으로 실질적으로 그의 최종 교향곡이라 할 수 있다. 뒤에 4번이라 붙은 하나가 더 있긴 하지만 그건 시기상으로 결혼 직후인 1841년 작곡한 곡으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10년 후 다시 발표하여서 연대순으로 4번이 되었기 때문이다. 뒤셀도르프가 위치한 라인강의 넘실거리는 물결, 강길을 따라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압도적인 쾰른 대성당의 위용, 거기서 치러진 추기경 즉위식의 장엄한 축전까지 정신병이 도져 라인강에 투신하기 전 속구치는 광기와 정신착란을 자제해 가면서 그 혼을 음표로 꾸역꾸역 집어넣어 음악화시켰으니 청자는 알지어다. 이 곡을 들으면 환청과 우울증에 걸릴 수밖에 없었던 한 예술가의 정열과 환상을.....

<라인>이란 부제가 붙은 슈만의 3번 교향곡은 필자에게 개인적으로 더욱 애착이 간다. 필자가 3년간 학교를 다닌 뒤셀도르프 음악대학의 명칭이 로베르트 슈만 음악대학이며 교가마냥 학교 안내문이나 도록에 <라인>교향곡의 1악장 스코어가 배경으로 들어가 있었다. 학교에서 조금만 걸으면 만날 수 있었던 라인강....그 넘실거리고 도도하게 꾸물꾸물 하게 흐르던 마인츠에서 뒤셀도르프까지의 라인강변 기차길과 국철(?)로 30분이면 갈 수 있었던 쾰른역에 내리자마자 항상 만날 수 있었던 쾰른돔......지금 코로나 여파까지 더해 10년 넘게 가보지 못한 그 곳이 그리움으로 사무친다.

이번 공연은 좌석 간 두 자리씩 사회적 거리를 둬 판매하며, 정부 방역지침을 준수해 진행된다. 티켓 가격은 1만 원~10만 원이고, 자세한 내용은 (재) KBS교향악단(☏02-6099-7400)으로 문의하면 된다고 하는데 전화하니 표는 매진이란다. 혹시 남은 티켓 있으면 알려준다더니 감감무소식이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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