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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바둥대다

김홍관 시인
  • 입력 2021.01.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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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바둥대다

살아간다는 것이 어찌 녹녹한 일이겠는가?
개여울에서 물고기 잡을 때를 떠올려 보자.
반두나 체로 잡은 녀석은 살려고 바둥댄다.
씨암탉을 잡을 때도 무수한 퍼득거림 끝에 생포되고
녀석의 생명은 짜릿한 전률로 보시를 하지만
조금은 붓다의 염으로 연민을 느낀다.

나 살아가는 긴 세월을 얼마나 바둥거렸는가?
농투산이 자식으로 없는 집에 태어나
육십여 성상 이만큼 살아온 세월은

물고기의 바둥거림 만큼이나 힘겨웠다.

촛불을 켰다.
심지에 불이 그리 쉽게 붙는 것이 아니다.
한 호흡 쯤 기다려야 불이 붙는다.
불꽃을 바라보니 이 녀석도 쉼없이 바둥거린다.

물고기나, 달구나, 촛불이나, 나나
그저 살려고 바둥거린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바둥대며 살아 갈런지....

모든 인간이 외롭다는 진리 속에
모든 인간도 바둥대며 산다면
조금은 위로가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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