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후보 단일화 (候補 單一化)
오는 4월로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만나 후보 단일화를 위한 3개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2021.01.12 15:08 (헤럴드경제)
매번 선거철만 되면 자주 듣게 되는 ‘후보 단일화’를 한자로 알아보겠다.
도울 보(補)와 홑 단(單) 자를 제외하고는 중국과 자형이 같다.
제후란 변방에서 일정 부분의 영토를 가지고 백성을 다스리던 군주를 말한다. ‘侯’ 자는 활을 쏘는 실력으로 제후의 지위가 정해졌다는 설이 있다. 여기에 날씨, 또는 기후를 뜻하는 ‘候’ 자에 뚫은 곤(丨)은 창을 뜻하고 ‘候’는 ‘조짐, 상황’이라는 뜻도 있다.
보(補)는 옷을 꿰맨다는 뜻일 때는 ‘깁다’는 의미가 되고, 도와준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돕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옷의(衣)가 글자 옆에 들어갈 때는 형태가 [衤] 이와 같이 변형된다. 옷이 해지고 찢어졌을 때 꿰매어 몸의 보온을 도와준다는 뜻이다. 채마(菜麻)란 ‘나물’의 방언 [충남]이다. 채소를 심어 가꾸는 밭을 뜻한다.
후보로 쓰일 때 ‘補’의 기능을 살펴보면, 밭에 농작물이 [甫] 풍작이 되어 사람들의 의식주(衣食住)를 돕는데 힘쓰는 후보자로 풀이된다.
홑 단(單)은 입 구(口), 밭 전(田), 열 십(十/ 많다)으로 파자 된다. 많은[十] 식구[口]들 먹여 살리기 위해 일터[田]에서 혼자 일한다는 뜻이다. 무슨 일이든 혼자 하다보면 힘이 들고 지치게 되어 그 정도가 지나치면 반기를 들게 마련이다. 화살을 들고 반기를 든 글자가 총알 탄(彈)이다.
化 자는 사람인(人) 자와 비수 비(匕) 자의 조합이다. 化 자의 갑골문을 보면 두 사람이 서로 엇갈려 있는 모습이다. 人 자는 ‘산 사람’을 匕 자는 ‘죽은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윤회(輪廻)를 표현한 것이다. 化 자에 ‘죽다’나 ‘태어나다’의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살면 변화된다는 뜻으로 化 자는 ‘변천하다’나 ‘바뀌다’라는 뜻도 있다.
국민 모두를 위하는 정책은 뒷전인 채, 선거 때만 되면 소속당의 이익을 위해 서로 단일화했다가, 목적을 이루고 나면 다시 분열되는 정치계의 행태를 바라보노라면 씁쓸할 때가 있다. 소속 정당 간의 이익이 아닌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위한 진정한 단일화이길 기대해본다.